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정국 「검은돈」 소용돌이/정기국회 개막 최대현안 부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정국 「검은돈」 소용돌이/정기국회 개막 최대현안 부상

입력
1992.01.25 00:00
0 0

◎야 7월 참의원 선거겨냥 집중공세 펼쳐/자민당 진화부심 「동시선거 돌파론」 대두【동경=문창재특파원】 깨끗하지 못한 정치자금 문제로 요즘 일본정국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미야자와(궁택희일) 총리의 소속파벌 사무총장이었던 아베 후미오(아부문남·69)의원이 도산기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현역의원으로서는 16년만에 처음 구속된 사건때문이다. 아베 의원 뿐 아니라 미야자와파의 고문격인 스즈키 젠코(영목선행) 전 총리와 시오자키 준(염기윤) 전 총무청장관 등 미야자와파 거물정치인들도 같은 회사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있다.

그뿐 아니라 시가와규빈(좌천급편)이란 운수회사가 여야정치인들에게 1천억엔의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지난 24일 개막된 정기국회는 초장부터 정치자금 문제가 최대의 현안이 됐다. 야당측은 아베 의원 사건이 미야자와 정권의 도덕적 타락상을 증명한 본보기라고 공격의 화살을 집중시키고 있어 국회해선→중·참의원 동시선거로 정국이 급전직하할 가능성 마저 점쳐지고 있다. 오는 7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서 현재의 여야역전의 석차를 더욱 늘리는데 천금같은 호재로 이용하려는 야당의 전략때문에 여당원로 의원들 사이에서도 동시선거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교와(공화) 스탠들」이라 불리는 아베 의원 사건은 정치자금의 용도가 관심의 초점이 됐다. 5억엔이 넘는 돈을 과연 지난 가을 총재선거에 사용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검찰도 이 부분에 수사력을 쏟고 있다.

철골메이커 교와로부터 아베 의원이 받은 돈은 모두 5억3천만엔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8천만엔은 가이후(해부준수) 정권 당시 홋카이도(북해도) 오키나와(충승) 개발청장관이 된 아베 의원이 직무와 관련해 청탁과 함께 받은 뇌물로 인정됐으며,나머지는 정치자금성이었다.

문제는 미야자와파 사무총장으로서 작년 11월 총재선거에 깊이 관여했던 아베 의원이 이 돈을 선거자금에 썼는지 여부이다. 미야자와파측은 아베 의원으로부터 1천만엔의 헌금을 받은 사실만 인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본인의 진술이 없이는 규명이 어려울 것 같다.

또 한가지 관심의 대상은 스즈키 전 총리의 자금수취 여부. 교와측은 아베 의원을 통해 1억1천만엔을 제공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본인은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스포츠레저 시설의 명예이사장으로 스즈키씨를 추대하기 위해 아베 의원을 통해 청탁을 넣었던것인데 스즈키씨는 이를 내락,교와가 건설한 시설의 준공식 같은 행사에 참석한 사진과 비디오테이프들이 공개됐다.

지난해 작고한 모토무라(본촌화희) 참의원 의원에게 6억엔의 자금이 제공됐다는 설도 큰 관심의 대상이다. 사기사건으로 현재 구속돼있는 교와의 모리구치(삼구오랑) 부사장은 아베 의원을 사귀기 전에는 동향출신인 모토무라 의원을 정계인물 교제의 창구로 활용,6억엔이 넘는 정치자금을 건네줬다는 것이다.

이밖에 시오자키 의원도 2천만엔을 받은 의혹을 받고있으며,전직장관 등 6,7명의 미야자와파 의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미야자와 총리 자신도 리크루트 스캔들 당시 미공개 주식을 특혜분양 받아 전매한 일로 아직 국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터여서 소속의원들의 「검은돈」 관련사건은 적잖은 정치적 타격이다. 금년 정기국회 개막을 앞두고 정치개혁 문제가 자민당 안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로 부상한 것도 어떻게든 국민의 불신을 희석시킬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었던 가이후 전 총리의 1기 연임을 저지한 핵심인물이 미야자와 총리였다. 정치개혁 관련 3개법안을 폐기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 몇개월 후에 그 깃발을 대신 쳐들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몰린것을 보면 일본정치가 검은 돈에 물든 실상을 알만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