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처분 탐지기서 “거짓말”/황양 진술 일부 사실달라/서울신대 “경찰 경비제의 없었다”【부천=원일희·배국남기자】 서울신학대 학력고사 문제지 도난사건을 수사중인 검찰과 경찰은 24일 하오 경비원 정계택씨(44)의 범행을 입증하기 위해 거짓말탐지기를 동원하는 한편 대학관계자들을 전원 재소환 조사했으나 25일 새벽까지 뚜렷한 물증을 찾아내지 못해 구속영장청구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검·경은 24일로 예정됐던 영장청구 시한까지 하루 늦춰가며 정씨로부터 처음부터 진술을 새로 받는 한편 정씨가 뒷산에 버렸다는 칼을 찾아내기 위해 금속탐지기를 동원,정밀 재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새로운 진술이나 뚜렷한 물증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영장청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검·경은 이에따라 25일 상오까지 물증확보에 주력하고 그래도 물증확보가 어려울 경우 정씨의 자백 내용과 거짓말탐지기 수사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청구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검·경은 정씨를 조사한지 이날 하오10시로 48시간이지나 영장을 청구해야 하지만 긴급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을때 지방법원판사가 없는 시·군사건에서는 72시간까지 조사한 뒤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된 형사소송법 규정을 원용,영장청구없이 정씨의 신병을 확보,계속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발생 지역인 부천은 인천지법 관할이나 법원이 부천시계 밖인 인천에 있기 때문에 이같은 기간연장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경은 이날 정씨를 서울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데려가 하오2시부터 8시까지 거짓말탐지기를 동원,자백의 신빙성 여부를 조사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결과 정씨가 훔친 시험지를 「쓰레기장에서 태웠다」 「찢어버렸다」 「구겨버렸다」고 진술한 부분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양성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은 이에따라 정씨를 상대로 시험지 처분경위를 철야조사했다.
정씨는 89년 1월20일 대전 중부경찰서에 의해 업무상 배임혐의로 수배돼 기소중지된 상태이다.
검·경은 또 이날 하오 늦게까지 인천지검 임성기검사의 지휘아래 방범순찰대원 1백여명을 동원,정씨가 찢어 버렸다는 문제지의 흔적을 학교뒷산에서 찾았으나 소득이 없었다. 이에따라 검·경은 공범 및 배후여부 수사를 위해 이순성 교무과장(38) 등 이 대학직원 68명 전원을 차례로 재소환,1대 1로 분리조사하고 있다.
검·경은 부천 B여고 3년 황모양(18)도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이날 하오 부천시내 모처에서 황양의 행적과 진술번복 부분을 집중추궁햇다.
경찰은 ▲정씨가 입학취소통지서를 떼기 위해 청주 C대까지 황양과 함께 갔는데도 『혼자서 갔다』고 허위 진술한 경위 ▲최초 경찰진술에서 『정씨를 잘 모른다』고 발뺌한 이유 ▲담임교사는 지난 7일 서울신학대 입학원서를 낼때 정씨와 어머니 이모씨,황양 등 3명이 함께 갔다고 증언하는 반면 황양은 『혼자 갔다』고 계속 주장하는 이유 등을 집중조사했다.
경찰은 이날 이 대학 구내식당 종업원 조모씨(63·여)가 『사건당일 상오8시5분께 정씨가 학교 뒷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고 제보함에 따라 정씨가 빼낸 시험지를 외부로 유출했는지 여부도 집중추궁했다.
그러나 정씨는 『사건이후 도난당한 문제지를 찾으라는 이순성 교무과장의 지시에 따라 뒷산에 올라간 것뿐』이라고 진술했다.
한편 서울신학대는 이날 『경비지원을 제의했으나 학교측이 거절했다』는 경찰의 발표에 대해 『경찰도 경비제의를 한적이 없고 학교측도 공식적으로 거절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학 안광춘 기획실장(55)은 『부천경찰서측이 문제지 보관장소에 대한 경비 제의를 한 적도 없고 학교측도 부탁한 사실이 없다』며 『마치 학교측이 공식적으로 경찰의 제의를 거부한 것처럼 알려진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천경찰서는 『경찰서장 명의의 공문을 보내지는 않았으나 문제지가 도착한 20일 정보과 직원이 교무과 직원 엄모양(20)에게 2차례 전화를 걸어 「필요하면 언제든 경비요청을 해달라」고 말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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