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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인력 못구해 공장문 닫는데/고졸 실업자 수십만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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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인력 못구해 공장문 닫는데/고졸 실업자 수십만 양상

입력
1992.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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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 진학열·교육제도 탓/연 25만명씩 “무위도식”심각한 인력난속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진학과 취업이 안돼 무위도식하는 10대 실업자가 매년 수십만명씩 양산되고 있다.

반면 경제성장의 견인차인 중소제조업체들은 생산직근로자 1백명당 23명꼴로 일손이 부족,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한쪽에서는 일할 사람을 못구해 공장문을 닫거나 해외인력을 구하려 아우성이고 다른 한편에선 맹목적 진학열과 실속없는 교육제도탓에 한창 일해야 할 10대 후반∼20대 초반 청소년들이 배운 기술 하나없이 그냥 놀고있는 상황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국제경쟁력 회복을 위해 가장 기초적 요소인 인력양성 체계를 이처럼 방만하게 운영하는 한 당면 경제위기를 헤쳐나갈 다른 묘안은 있을 수 없다』면서 신속한 해결책을 촉구하고 있다. 24일 경제기획원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를 졸업한 75만5천명 가운데 진학한 학생은 25만명,취업일선에 나선 사람은 27만명(군입대 3천명 포함)인데 비해 무려 23만4천명이 직업을 얻을 기술이나 의욕도 없이 그냥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80년대중반 이후 수년째 되풀이돼 연평균 청소년 실업자가 25만여명꼴로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들중 상당수가 재수 등 진학시도 학생임을 감안해도 수십만의 고졸인력이 몇년씩 생업을 못찾아 헤매는 구조적 고용불안요인이 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20∼24세 청소년 실업자수는 전국에서 모두 14만3천명으로 1년전보다 1만7천명이 늘어나 20대 초반 연령층의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3배 이상인 6.9%에 달했고 총실업자 가운데 20∼24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10명당 3명을 넘는 32.3%에 이르러 청소년 고용사정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가 전국 중소제조업체의 인력수급실태를 조사한 결과 생산직 근로자가 36만6천명이나 부족한 극도의 인력난을 겪고있으며 부족률도 생산직종사자 1백명당 23명꼴인 23.2%에 달하는 등 일손이 모자라 조업단축·납품포기에다 휴·폐업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는 실정이었다.

한편 정부는 이같이 왜곡된 인력수급 불균형상태가 근본적으로 직업교육제도의 미비로 비롯된 것이라는 판단아래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을 통해 ▲인문고 2학년부터 희망자에 직업교육제 도입 ▲사설기술학원 수료자에게 정부 공인 수료증부여 ▲중소도시에 고교과정에 준하는 직업기술학교 설치 ▲국영기업체 신입사원 채용시 학력제한 철폐 등 다양한 개선방안을 도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개선방안을 교육부 노동부 등 관계부처의 의견대립과 대학·고교 등 일선 교육계의 반발,국영기업체의 난색표명 등 갖가지 난관에 부딪쳐 겉돌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맹목적인 진학풍조와 이유없는 학력우대 풍토가 어울려 이처럼 사회 초년생들에게 직업없는 아픔을 안기는 일차적 원인이 되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관계부처·교육계·국영기업체 등이 자기영억이 침해받을지 모른다는 피해의식에 젖어 제도개혁을 외면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청소년범죄 급증도 따지고 보면 무모한 진학강요와 그에 따른 좌절뿐 아니라 청소년들이 자기삶을 개척할 일자리를 제공받지 못하는 현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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