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만 재무부장관은 요즘 기분이 썩 괜찮은 듯 하다.작년말에 있었던 개각도 무사히 넘겼고 새해에 들어와서는 「윗분」께서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금리안정 및 자금흐름 개선작업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듯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들어 단기금융시장에서 콜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은행들이 앞을 다투어 일시대금리를 내리는 등 금리인하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그동안 은행·단자·보험·증권·신용금고 등 전 금융기관 대표들을 일일이 만나 악수를 나누면서 금융기관의 금리안정 노력을 강력히 당부한 것이 서서히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리라.
사실 우리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땅값·돈값·사람값 등 생산요소 비용이 안정되어야 하고 정부정책방향 또한 그런 쪽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최근의 일부 금리인하현상이 이같은 정부의 금리정책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라고 자신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취임초부터 『너무 설치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산하 기관장들을 휘어잡으며 강력한 리더십을 과시해온 이 장관인 만큼 최근의 일련의 「금리정책」은 오히려 「금리단속」이라는 말조차 나올만큼 작위적인 면이 없지않다.
최근의 금리안정추세는 작년말 재정자금이 워낙 많이 풀린데다 연초 자금가수요의 감소 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 측면이 많다.
금융정책 실무자들도 곧 다가올 설날 및 총선 등의 변수가 앞으로의 금리추세에 과연 어떻게 작용할지 자못 걱정스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부는 은행들에게 금리를 좀더 내리라며 계속 고삐를 죄고 있다.
하지만 세상사 모든 것이 너무 강하면 부러지고 급히 먹는 밥은 꼭 체히기 마련이다. 벌써부터 강력한 「금리단속」에 대해 여기저기서 조금씩 「소리」가 나고 있다.
어차피 땅값이나 돈값·사람값을 안정시키는 작업은 꾸준히 지속적으로 차분하게 추진되어야지 일시적으로 강압적으로 밀어붙인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성과를 거둘수도 없고,그같은 속성안정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은 언제나 명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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