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이 「내자식」 걱정 어른들 못마땅최근 연일 끊이지 않는 청소년 강력범죄 보도를 보며 어른들은 대개 「내자식 걱정」만 하곤한다.
한국 BBS(Big Brothers and Sisters) 종암지회 청소년 지도순찰대 대장 박동규씨(40)는 대책없이 걱정만하는 이런 어른들의 태도가 못마땅하기만 하다.
지난해 9월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속칭 「미아리텍사스」와 미아동 44번지 등 우범지역을 야간순찰한 결과,청소년 범죄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느끼고 있는 박씨는 『남의 아이들을 선도하는 일이 결국 내아이를 보호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박씨가 청소년 선도단체인 BBS와 인연을 맺은 것은 89년. 88올림픽땐 동네 담장을 단장하느라 종일 페인트통을 들고 다녔을 정도로 「소문난 동네일꾼」인 박씨는 뒤늦게 뛰어든 청소년 선도활동에도 열성이었다.
생업인 꽃가게일은 처남에게 떠맡기다시피하고 새로운 일에 몰두했다.
『우리마을은 우리손으로 지키자』는 뜻에서 지난해 경찰의 「50일 작전」과 때를 같이해 대원 40명이 사비를 털어 제복을 맞추고 무전기 등 장비를 구입,유흥업소 주변 야간 순찰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업소들 돈이나 뜯으려는 짓 아니냐』는 비난을 들어야 했고 뒷조사도 수없이 당했다. 잘못을 꾸짖으면 10대들은 『당신이 뭐냐』며 돌을 들고 덤비기 일쑤였다.
그러나 다섯달동안 묵묵히 순찰활동을 벌인 끝에 이젠 순찰대가 지역의 파수꾼으로 자리잡았음을 자신하게 됐다.
대원들의 뜻을 모아 23일엔 미루어왔던 공식 발대식도 치렀다. 대원 80명,무전기 28대,경광등을 단 순찰차량 40대로 제법 틀도 갖춰졌다. 박씨는 한때 비뚤어졌던 아이들이 착실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는 것이 가장 흐뭇하다. 의심스런 눈길을 보내던 이웃들도 요즘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이희정기자>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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