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연기… 중압감에 여비 걱정도부산에 사는 재수생 이창무군(19·부산 남일고 졸)에게 서울나들이는 정말로 애가 타고 견디기 힘든 일이다.
지난해 전후기대학 입시를 위해 원서접수,시험 등 10차례나 가깝게 상경했으나 결국 허탈과 좌절만 맛보았던 이군은 올겨울에만 원서접수와 시험을 위해 이미 3차례 상경열차를 탔다.
21일 새벽 홍익대의 예비소집에 참석키위해 어머니와 함께 일찌감치 비행기를 탓던 이군은 이번만은 제발 헛걸음이 되지 않기를 수없이 빌고 또 빌었다. 그러나 하오2시 홍익대에 도착한 이군은 뜻밖의 입시연기발표에 말을 잃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는가』고 아무에게나 소리치고 싶었지만 주변 수험생 모두 넋이 나간 모습이긴 마찬가지였다.
내신 3등급에 줄곧 모의고사 2백70점을 상회했다는 이군은 지금까지 세차례 낙방을 모두 「납득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줄곧 욕심부리지 않고 학교의 권유보다 낮춰 안전지원을 해왔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불운」으로 심한 심리적 압박감까지 겹친 이군은 이번에는 학교부근의 S호텔에 방을 잡았다. 하루 「잠값」이 10만원을 호가했지만 최적의 커디션 유지를 위해 마지막 투자를 했다.
결국 입시연기로 천금같은 시간을 허비하고 교통·숙박료로 수십만원이 날아가 어머니에게도 낯을 들수가 없게 됐다.
학교 관계자들은 『모든 수험생이 같은 조건 아니냐』고 위로했지만 이군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자신에게 벌어진 것을 결코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유능한 엔지니어가 되겠다던 꿈이 재수 1년을 거치면서 그저 대학생이 되는 꿈으로 바뀐 이군에게 20일 이상 늘어난 재수기간과 입시중압감은 정말로 짜증나고 싫은 일이다.
결국 이군은 올겨울에만 5번째 서울에 와야하게 됐다. 대학생이 되는 일은 정말 가지가지로 힘들고 어렵다.<이성철기자>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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