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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사상 초유의 대혼란/후기대 입시 연기 각계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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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사상 초유의 대혼란/후기대 입시 연기 각계표정

입력
1992.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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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겠다” 곳곳서 재확인소동/「도난」 연쇄 문책인사 전전긍긍/문의전화 빗발 학교업무 마비/타지역 입시생 「이중불편」 항의/중앙평가원 허탈감속 재출제 착수▷교육부◁

교육부 관계자들은 후기대입시 문제지 도난사건이 발생하자 한결같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이번 일로 연쇄적인 문책인사가 단행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

윤형섭 교육부장관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책임을 어떻게 지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책임소재를 따질때가 아니라 빠른 시간내에 사태수습을 하고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때』라고 답변했다.

교육부 대학정책실 학무과 직원들은 전국 68개 후기모집대에 급히 전화를 걸어 입시가 연기됐음을 알리느라 한동안 부산.

학무과 직원들은 전화지시에서 『21일 실시한 수험생 예비소집은 유효하기 때문에 대학별로 2월10일 이전에 별도의 소집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입시연기 발표이후 예비소집에 응하지 않은 학생은 별도로 소집해 2월10일에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하라』고 통보했다.

▷대학◁

하오2시 수험생 예비소집을 한 건국대에는 1천8백여명의 수험생들이 학교측으로부터 연기소식을 듣고 당황,재차확인을 요구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특히 교통·숙박난을 겪고있는 지방출신 수험생들은 학교측이 면접과 실기시험을 당초 예정대로 23,24일에 치른다고 발표하자 『22일에 치르도록 하라』고 항의했다. 무역학과에 지원한 박정욱군(18·경주고 3)은 『20일 어렵게 열차표를 구해 상경했는데 또 이 짓을 해야하니 공부손해와 불편을 누구한테 하소연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또 이 학교 충주캠퍼스 지원학생 1천여명은 이날 상오 본교에 집결,학교측이 T관광에 예약한 버스 20대를 이용해 충주까지 갔다가 되돌아왔다.

교무과 직원 전희동씨(35)는 『외부교수들과의 약속 등으로 실기고사는 강행키로 했다』며 『2월12일로 예정된 편입시험도 연기가 불가피,연쇄적으로 학사일정에 혼란이 올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날 상오10시 예비소집을 한 한양대에는 하오에 문의전화가 쇄도,업무가 거의 마비됐다. 학교측은 수험생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당초 예정일인 22일 상오에 연기사실을 교내에 공고키로 했다.

성균관대는 오는 2월8일 상오11시에 다시 예비소집을 하기로 하고 이날 하오2시에 모인 수험생 2천5백명에게 안내방송과 공고문으로 이 사실을 알리고 돌려보냈다.

숙명여대는 긴급교무회의를 열어 오는 2월9일 하오2시에 다시 예비소집을 하기로 했으며 이날 상오 예비소집을 끝낸 동국대는 하오 교내 출입문에 시험연기 공고문을 붙이고 주변 하숙촌과 숙박업소 밀집지역에 동사무소의 협조를 받아 확성기로 연기방송을 했다.

6개 단과대학 33개 학과에 1천5백10명의 신입생을 뽑는 부산외국어대학교는 이날 상오10시 6개 고사장에서 응시자 1만4백26명을 대상으로 예비소집을 끝마친 뒤 정오께야 교육부로부터 뒤늦게 시험연기통보를 받은 바람에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한채 우왕좌왕했다.

또 동서공대는 하오1시30분 실시된 수험생 예비소집을 통해 입시 연기사실을 통보하고 본관건물 앞에 같은 내용의 공고문을 부착했다.

▷중앙교육평가원◁

문제지 유출 소식이 알려지자 중앙교육평가원 직원들은 일손을 모두 놓은채 허탈해했다. 특히 문제지인쇄 및 배포를 담당하는 고사운영부 고사1과 직원들은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문제지 배포를 이날 상오10시 모두 마친뒤 평가원으로 돌아오다 소식을 듣고 『그동안 눈이 빠질 정도로 유출감시를 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평가원은 현재 호텔에 연금상태인 후기대 학력고사 출제위원 및 고교 검토교사 1백44여명을 일부 바꿔 출제요원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에따라 오덕렬 평가원장(57)은 출제위원들이 합숙중인 시내 모호텔로 달려가 도난사고 발생사실을 알리고 새로 정한 후기대 입시일인 내달 10일까지 수고해 주도록 간청하는 한편 재출제에 따른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대입학원◁

이미 시험을 치러 수강생을 모집한 대입학원들은 후기대 입시연기 소식이 알려지자 이탈수강생이 늘어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 18일 모집시험을 치른 대성학원 관계자는 『매년 후기대입시 합격자 발표이후 15% 정도의 수강생이 재수를 포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올해는 입시연기로 인해 심리적으로 불안한 수험생들이 더욱 늘어나 재수포기 경향이 더 높아질 것같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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