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족적채취,2인조이상 추정▷도난◁
【부천=고태성·원일희·배국남기자】 21일 상오1시부터 7시40분 사이 경기 부천시 남구 소사2동 101의 8 서울신학대(학장 조종남·65)에서 본관1층 전살실에 보관중인 92학년도 학력고사 문제지가 도난당한 것을 전날 하오6시부터 당직 근무한 경지원 정계택씨(44·경기 부천시 남구 심곡본동 530의 130)와 이용남씨(25·부천시 남구 소사동 8136)가 발견했다.
이들은 아침순찰을 돌다 본관1층 교무과 문위의 유리가 3분의 2정도 깨진 것을 발견,비상열쇠로 교무과의 자물쇠를 열려 했으나 열리지 않아 복도 건너편 강당에 있던 사다리를 타고 깨진 유리창을 통해 교무과로 들어갔다.
이들에 의하면 10여평 크기의 교무과 바닥에는 깨진 유리조각이 널려있었고 교무과안의 4평 크기 전산실에 붙여진 봉인이 뜯긴채 1교시(국어Ⅰ·국사) 2교시(수학Ⅰ 등 4과목) 3교시(영어·외국어) 4교시(국어Ⅱ 등 6과목) 등 4개교시 문제지가 교시별로 1장씩 없어졌다.
범인은 문제지가 포장된 상자 4개를 모두 뜯고 맨위에 있는 봉투1개씩을 꺼내 44장 묶음중 1장씩 빼간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의 보고에 따라 대학측은 긴급교무회의를 소집,교육부에 보고한뒤 상오9시50분께 부천경찰서 소이파출소에 신고했다.
서울 신학대는 20일 낮12시40분께 교직원 2명 등 4명이 성남의 모인쇄소로부터 시험지 8백67장을 인수,시험지 4뭉치를 재포장해 봉인한뒤 전산실에 보관해 왔다.
부천경찰서는 『20일 상오 두차례 경비지원을 제의했으나 학교측이 「전례가 없고 자체 경비만으로 충분하다」며 거부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문제지 관리 규정에 의하면 보관장소에 철창이나 이중 잠금장치를 해야하는데 학교측은 전혀 이같은 조치를 하지 않았다.
조종남학장은 21일 하오6시께 『이번 사태가 수습되는대로 책임을 지고 학교를 떠나겠다』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수사◁
대검은 인천지검 정충수 형사3 부장검사를 반장으로 수사전담반을 편성,철저수사토록 했으며 경찰청도 최남수 형사국장 등을 현지에 급파,수사지휘에 나섰다.
경기경찰청과 부천경찰서 형사 78명으로 수사본부(본부장 최영호 경기경찰청 제1차장)를 설치한 경찰은 교무실의 깨진 창틀과 시험지 포장에서 각 1개,문제지 상자에서 2개 등 4개의 지문을 채취하고 전산실 바닥에 흩어진 포장지 위에서 2백55㎜가량의 무늬가 다른 운동화 족적2개를 찾아냈다.
이중 1개는 교무과 직원 성모씨(35)의 나이키운동화인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알리바이를 조사중이다.
또 정문경비원 이용남씨(25)가 전날 하오10시께 빨간색 점퍼를 입은 학생풍의 젊은이가 교내로 들어갔다고 진술,이 남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상황으로 보아 학교내부 사정을 잘아는 사람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교무실 위창으로 넘어들어간 것으로 미루어 범인이 2명이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일단 수험생이나 시험지를 유출해 고가에 팔아넘기려던 자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중이나 이 대학이 장기분규를 겪고있어 학교측에 불만을 품은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경비원 정씨 등이 전날 하오6시부터 21일 0시30분까지 2시간 간격으로 본관 순찰을 돌았으나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본관건물이 안에서 잠겨 있으며 창문마다 철창이 처져있어 외무침입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어 범인이 미리 건물안에 들어가 숨어있다가 순찰이 끝난 21일 상오1시이후 범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신학대◁
1911년 서울 중구 무교동에서 외국인 선교사 존 토머스에 의해 성서학원이라는 이름으로 개교된 대한성결교회 신학대의 후신. 1940년 4년제 경성신학교로 개편된뒤 43년 신사참배 거부로 폐고됐다가 해방후 다시 개교,74년 현재 장소로 이전했다.
이번 입시에서는 전기에 80명을 모집했고 후기에 기독교 교육,사회사업,교회음악 등 3개과에 2백20명을 모집할 예정이며 후기에 8백67명이 지원했다. 현재 학생은 대학원 4개과를 포함,1천5백여명. 조종남학장(65)은 74년부터 장기재임,학내분규가 계속 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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