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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 미 앵커 월터 크론카이트씨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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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 미 앵커 월터 크론카이트씨 회견

입력
1992.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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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독자적 뉴스시각 시급”/앵커는 전뉴스 책임지는 사람/「알맹이」 끄집어내는 능력 중요『노앵커맨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더 큰일을 하기위해 복귀할 것입니다』

지난 81년 3월 이같은 고별사를 남기고 미국의 유력한 상업방송인 CBS의 「이브닝뉴스」 앵커자리를 떠났던 저명한 언론인 월터 크론카이트씨(76)가 서울방송(SBS) 초청으로 지난 17일 내한했다. 크론카이트씨는 방송사상 미국국민들로부터 최고의 신뢰와 사랑을 받았던 불멸의 앵커제왕으로 꼽히고 있다.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 보도진들과 만난 그는 각종 질문에 고희를 훨씬 넘긴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건강한 모습으로 확신에 찬 답변을 해나갔다.

『뉴스의 생명은 공정성과 객관성』이라고 밝힌 그는 『취재과정에서 시간상으로나 공간적으로 제약이 있더라도 양측의 입장을 최대한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방송의 앵커는 영국의 BBS와는 달리 단순한 아나운서 역할에서 벗어나 전 뉴스를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그는 『뉴스를 입수하는 즉시 신속하게 대응해 가장 중요한 사실을 끄집어내는게 앵커로서의 무엇보다 중요한 자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각국의 뉴스가 최근 미국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위성방송시대가 열려 전파의 국경이 없어진만큼 앵커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각 나라마다 자국의 입장에 맞는 뉴스를 시급히 확립해야 할때가 됐다』고 말했다.

앵커직에서 물러난 뒤 CBS 특별보도위원으로 계속 활동중인 그는 남북문제에 대해 『남북한 사람들이 통일에 대한 염원을 가지고 있고 국제적인 화해무드가 고조되고 있는만큼 해결되지 못할 까닭이 없다』며 『분단이후 불행했던 경험들은 이제 영원한 과거사로 파묻히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독특한 바리톤음색의 목소리와 선이 굵은 얼굴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그는 『한국은 경제기적을 이뤘는데도 근면함과 친절을 잃지 않은것 같다』고 말했다.

크론카이트씨는 21·22일 SBS TV의 대담프로와 프레스센터 주최의 강연회에 각각 참석한 뒤 24일께 출국할 예정이다.

UP(UPI통신의 전신)의 특파원으로 활약하다 지난 62년부터 CBS의 「이브닝뉴스」의 앵커겸 제작담당자로 일해왔던 그는 지난 77년 당시 카터 대통령이 제네바 중동평화회담에 열중하고 있을때 회전의자에 앉아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베긴 이스라엘 총리를 동시에 TV화면에 불러내는 능력을 발휘,「크론카이트식 외교」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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