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의 교통사정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다. 몇시쯤 어느 지역은 차량소통이 순조로울 것이라고 생각하여 약속시간 30분전에 길을 떠났다가 1시간 이상 차량 정체에 갇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평소에 2천원정도 택시값이 나오던 거리인데 시간병산제로 5천원이 나왔다거나,서울역에서 남대문을 돌아가는데 40분이 걸렸다는 얘기 등은 별로 새로운 것이 못된다.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의 교통체증이 날로 심각해지는 것에 대해 온국민이 짜증을 내고 있으나,무슨 뾰족한 수가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드물다. 교통당국에서도 머리를 짜내고 있지만 도로는 제한돼 있고,차량은 매일 2천대 이상 늘어나고,인구의 도시집중은 점점 심화되고 있으니 어떤 대책도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
지난 며칠동안 택시를 타고 복잡한 서울거리를 다니면서 운전기사 두분으로부터 똑같은 내용의 「교통난 해소방안」을 들었다. 그 방안은 택시를 지금보다 크게 늘려서 자가용 수요를 억제하자는 것이다.
엄밀하게 말해서 우리나라 대도시의 택시는 택시다운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어느나라에도 우리처럼 택시잡기 힘든 도시는 없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보다 타기 쉽고 쾌적한 것이 택시인데,우리나라의 택시는 잡기도 어렵고 쾌적하지도 않다. 한국에 온 외국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너무 힘들다고 비명을 지르는 것이 택시잡는 것이고,버스타는 것이다.
자가용 자동차를 사는 많은 사람들의 첫째 이유는 필요한때 택시를 잡을 수 없는 어려움에 진저리가 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출근과 퇴근,낮시간의 많지 않은 볼일 등은 대중교통 기관이 잘돼있고 택시잡기가 쉬우면 굳이 내 차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들이다. 그러나 택시가 손님을 기다리지 않고 손님들이 뛰어다니며 택시를 잡아야하는 이 나라에서는 내 차가 점점 더 필수품이 돼가고 있다.
택시기사들의 의견은 택시정류소마다 적어도 두세대의 택시가 늘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택시대수를 대폭 늘리고,그런 상황에서 적정수입이 보장될 만큼 택시값을 올리고,택시의 상태와 운전자의 서비스도 그에 맞춰 개선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 차를 가지려는 욕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교통지옥속에 승객도 짜증이 나고 운전기사도 짜증이 나는 상황에서 그들은 짜증내지 않고 교통난 해소방안을 열심히 설명했다. 택시잡기만 쉽다면 나도 당장 내 차를 없앨 것이므로 나는 현장에서 나온 그들의 제안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편집국 국차장>편집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