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총수주의 61% 차지/높은 경제성장 따라 건설수요 폭발/전후복구사업 캄보디아·베트남도 가세/자금력 부족이 장애… 차관 주선도우리나라 해외건설의 주무대가 중동에서 아시아로 바뀌고 있다. 검은 오일머니를 뿜어내던 중동시장이 잇따른 전쟁과 각국의 재정긴축으로 쇠퇴하고 2천년대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변모하는 아시아지역이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 해외진출 수주실적은 65년 해외건설 시작이후 처음으로 아시아지역 수주량이 중동지역을 앞지르고 선두에 올라섰다. 지난해 총수주액은 30억8천8백만달러로 이중 61.1%인 18억8천8백만달러가 아시아지역이고 중동 수주량은 8억6천8백만달러에 그쳤다.
90년까지만 해도 전체수주액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항상 80% 이상을 넘을만큼 절대적이었다.
해외건설시장의 새로운 판도변화는 중동시장의 쇠퇴보다는 아시아시장이 각국의 높은 경제성장 여파로 폭발적인 수요증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아시아시장이 자금력 부족 등 여러면에서 중동보다 취약점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도 아시아시장 건설수주 전망은 대단히 밝다.
홍콩 제2공항사업을 비롯,동남아 각국이 각종 사회간접시설 확충공사를 계획중이며 태국·인도네시아 등은 관광붐에 따른 호텔건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내전 해결로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 등 인도차이나반도 공산국가들이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건설업체들은 중동에 편중됐던 해외전략을 수정,아시아지역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쌍용건설은 80년대초부터 일찌감치 아시아시장에 진출,78년이후 총수주량 66건 18억7천만달러중 40건 13억4천만달러를 이 지역에서 건졌다. 지난 86년 싱가포르에서 세계최고층 호텔인 73층 웨스틴호텔(객실 2천65개)을 건설,명성을 얻은 쌍용은 현재도 인도네시아 괌에서 3억달러 규모의 5개 공사를 진행중에 있으며 올해 2억5천만달러의 신규수주를 계획하고 있다. 삼환기업은 인도차이나지역 전쟁복구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최근 특별팀까지 구성,맹렬히 뛰고있다. 삼환은 지난해말 국내 건설업체로는 최초로 베트남에서 1억2천만달러 규모의 비즈니스센터 종합스포츠센터 합작건설을 베트남 정부와 합의했다.
또 라오스에도 진출,고속도로건설 공사입찰에 응찰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오택근부장은 『캄보디아와 베트남은 대규모 전후 복구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내 미국이 두나라에 가해온 금수조치나 차관동결 조치를 해제할 계획이어서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 건설업체들의 아시아진출에는 적지 않은 장애물들이 가로놓여 있다.
우선은 자금력 부족이 공통적 숙제이다. 업체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차관을 주선하거나 합작투자 형식으로 자금지원을 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지난해말 파키스탄에서 9억5천7백만달러의 고속도로공사를 수주,아시아 수주실적 증가에 결정적 역할을 한 (주)대우는 공사대금중 20%에 해당하는 장비구입비용을 대우측이 외상으로 대고 대금 결제때 정산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시아각국이 기술수준이 높아져 웬만한 공사는 자체해결하는 추세도 우리업계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이밖에 국내 근로자들의 해외근무 기피로 대부분 현지인력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에대한 관리능력이 부족한 것도 장애요인이 되고있다.
이런 복잡한 요인때문에 올해 아시아 수주실적은 다시 중동지역에 선두자리를 뺏길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올해는 중동에서 쿠웨이트 전후 복구사업,사우디 정유시설 보수 및 확장사업,리비아 대수로 3단계공사 등 1백억달러 이상인 대공사들이 발주된다.
정부에서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목표를 40억달러 이상으로 잡고 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을 중동수주로 잡고 있다.
단기적으로 수주순위가 바뀔지는 몰라도 아시아건설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이는 해외건설시장 다변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배정근기자>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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