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 광풍」 한풀 꺾였다/손님 발길 “썰렁” 적자운영 속출/연말 세일때도 매출은 제자리/「로데오거리」선 4곳 문닫아… 불황반영과소비 바람이 한풀 꺽이고 있다.
수입개방과 함께 물밀듯 밀려들어와 날개돋친듯 팔려나가던 외국산 유명브랜드 의류 등 호화수입 상품들이 무역수지 적자심화,경기침체,과소비억제 분위기에 밀려 점차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여성원피스 한벌에 수백만원인 직수입 고급의류를 주로 취급,89년이후 「패션1번지」의 명성을 누려온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대 세칭 「로데오거리」도 썰렁해져 문을 닫는 업소까지 생겼다.
수입전문 의류점 등 80여개 고가의류 매장이 밀집한 「로데오거리」는 전같으면 한창 매상이 올랐을 연말연시 기간에 매장마다 하루손님이 4∼5명 정도에 불과했고 그나마 눈요기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한달매출 3천만원이상 이었던 이곳의 N수입매장은 12월의 매출액이 8백만원으로 격감했다. 이 매장은 가을이후 매출이 줄기 시작,재고부담이 늘면서 10월이후에는 아예 물품수입이 중단된 상태이다.
매장측은 『하루 2∼3명 들르는 손님도 스카프,핸드백,구두 등 비교적 저가품만 간간이 사갈뿐 갖다놓기가 무섭게 팔리던 1백만원 이상의 의류는 손도 대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입브랜드 전문점인 N상사와 C매장도 지난해말 매출액이 연초에 비해 40% 이상 줄어 적자운영이 몇달째 계속되고 있다. 주로 이탈리아브랜드를 수입,판매하는 이곳은 89년 개장초기만해도 수백만원짜리 고급의류를 예약까지 받아가며 팔았으나 최근에는 찾는 사람이 없어 앞으로 판매가를 낮출 계획이다.
국산고가 의류도 불황을 겪기는 마찬가지. 국산 하이패션 전문점 F매장도 지난 12월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50%이상 줄었다. 특히 구랍 20일부터 말일까지 50% 할인판매를 했는데도 매출액이 평상시와 다름없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불황이 심하자 지난해 10월 L매장이 문을 닫는 등 지난 연말에만 4개의 매장이 「로데오거리」를 떠났다.
백화점의 수입상품 매장도 고전하고 있는데 90년 9월 개장한 강남 G백화점 명품관의 경우 하루 1억원 매출이 손익분기점이나 최근 몇달째 하루매상이 3천5백만원선으로 떨어져 명품관의 수입품 비율을 70%에서 50%로 낮추기로 영업방침을 바꿨다.
S백화점도 수입가제품 등 내구성 소비재는 그런대로 팔리고 있으나 수입의류 매출액은 30%이상 줄고 있으며 12개 수입브랜드 의류를 취급하는 L백화점 역시 비슷한 비율로 매상이 떨어지고 있다.<홍희곤기자>홍희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