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작전도 극심… 대입 접수창구 방불/재산기재 평균 5∼10억·“수백억” 과시도첫날 비교적 한산했던 민자당의 총선 공천신청 접수창구는 둘째날이자 토요일인 18일 1백14명이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서서히 「공천전」의 열기가 고조되기 시작.
현역의원들은 대부분 창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채 보좌관 등을 통해 접수했으나 정치초년생 또는 비당원들은 직접 창구를 찾아와 사무처 요원들의 협조를 받아가며 미비한 서류내용을 현장에서 보완하는 등 왁자지껄한 분위기
일부 신청자들은 당직자의 입당추천 등 필수요건도 갖추지 않은 서류를 들고와 『참신한 인물을 찾는다기에 왔다』며 접수해줄 것을 통사정해 사무처 요원들이 돌려보내느라 진땀.
몇몇 경합지역의 신청자들은 접수를 하며 다른 경쟁자의 서유제출 여부에 관심을 갖는 등 정보탐지와 눈치작전도 병행해 대학입시 접수창구를 방불.
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 신청서류가 1천5백부 가량 나갔다』면서 『내주초 마감전날 또는 당일에 신청자들이 대거 몰릴 것』이라고 예상.
○…이날 현역의원중에는 한때 전국구 진출설이 나돌았던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철원·화천에 신청한 것을 비롯,박철언의원이 신설된 대구 수성갑에,전국구 문준식의원이 야당 아성인 광주 서을에 신청하는 등 모두 52명이 신청.
경북 구미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조카인 박재홍의원과 박 의원의 사촌동생인 박준홍 국제협력단 상임고문이 나란히 접수해 이채.
김만제 전 부총리도 과천·의왕에 접수.
달성·고령에는 위원장인 구자춘의원에 이어 전국구인 김종기의원이 신청했으며 같은 전국구인 권오석의원도 오산·화성(박지원의원)에 신청해 지역구의원과 전국구 의원간의 경합이 치열.
신설구의 경우 양경자의원이 도봉병에,김동인의원이 구로병에 신청했으며 무주공산인 거창에는 강호양 통일원교수가 일착으로 제출.
이밖에 고양에는 이택석의원이 제출한데 이어 구 민정당 위원장 이국헌변호사와 최영덕 전 의원이 접수해 벌써부터 열기.
수서사건과 관련된 김동주의원이 위원장인 경남 양산엔 나오연 전 중소기업은행 이사장이,역시 수서에 연루된 오용운의원이 청주을에는 구천서 BBS총재가 신청. 또 3당 합당시 미창당된 진해·창원에는 배명국 전 의원이 접수.
이종찬의원이 버티고 있는 「정치1번지」 서울 종로에는 사업을 한다고 밝힌 은중곤씨가 신청했으며 김용환의원의 대천·보령에는 정연상 국회정책 연구위원이 김 의원과 나란히 이날 접수.
이밖에 김종필 최고위원의 부여에는 임무열 양영(주) 전무가 신청했고 김만제 전 부총리의 낙점설이 퍼지고 있는 과천·의왕에는 공화계의 박제상 치안문제연구소장이 신청서를 제출.
인천의 대표적인 조직분규 지역인 북갑과 남동에는 각각 13대에서 차점낙선한 민정계 조진형씨와 민주계 이원복씨가 신청.
당료중에서는 이원종 부대변인이 서울 강서갑에,박범진 부대변인이 양천갑에,진경탁 청년국장이 삼척에 출사표.
이밖에 일본 동경도립대 한국학생회회장인 엄호건씨(36)가 달성·고령에 신청했으며 66년생으로 만26세의 신청자가 서류미비로 되돌아 가기도.
○…공천신청 서류에는 자금동원 능력과 지지기반 및 예상획득 득표수까지 구체적으로 기재토록 돼있어 그 내용도 각양각색.
전날 김동근 비서실장을 통해 공천신청을 한 김종필 최고위원은 동산 2억,부동산 6억,자금동원 능력 2억원으로 기재했고 김윤환 총장은 자금동원 능력부분을 공백으로 제출.
반면 곽순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부터 강한 도전을 받고 있는 민주계의 김경태위원장(송파을)은 동산 1백20억,부동산 2백60억,자금동원 능력 25억원 등 4백억원대의 재력을 과시.
이날까지 접수한 신청자들의 자금동원 능력을 보면 대체로 5억∼10억원대.
그러나 1억∼3억원 가량으로 기재한 현역의원도 적지 않았는데 이는 공천된후 선거때 중앙당의 자금지원을 계산했을 것이라는 관측.
○…공개신청을 원칙으로하는 접수창구 뒤편에서 몇몇 여권실력자나 노출을 꺼리는 유명인사들이 비공개 신청을 타진해오고 있다는 후문.
당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비공개 신청은 한건도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민정당시절의 13대 공천때 전체신청자 1천4백여명의 10%선인 1백30여명이 「비밀 신청」했던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이런 경우가 적지않으리란 전망.
당사 주변에서 벌써부터 「연희동 배려 케이스로 P씨 등이,또 청와대 비서실에서 의외의 인사가 이 경우에 해당될 것』이란 얘기도. 한 당직자는 이와관련,『비공개를 원하는 인사일수록 당의 확실한 언질을 받고 싶어한다』며 『특히 유력인사가 현역의원과의 사전마찰을 피하기 위해 막판에 비공개 신청을 해올 것으로 본다』고 언급.<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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