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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가격자유화 좌초위기/우즈베크 유혈사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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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가격자유화 좌초위기/우즈베크 유혈사태 파장

입력
1992.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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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도입… 국민 80% 빈곤층 전락독립국가공동체(CIS)의 가격자유화 조치가 민생폭동이라는 암초에 부딪쳐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 2일 생필품가격의 대폭인상을 골자로 한 「가격자유화」 대장정에 나선이래 CIS국가들은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와 유혈폭동 사태에 직면,경제정책을 수정해야할 만큼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

16일 우즈베크에서 발생한 유혈폭동 사태는 CIS가 봉착한 가격자유화정책 시행상의 어려움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대표적인 실례라고 할 수 있다. 수천명의 우즈베크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이날 시위는 장학금 인상 요구에서 출발,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크 대통령 정부의 퇴진요구로 비화됐으며 급기야는 유혈사태로까지 번진 것이다.

가격자유화 시책에 대한 이같은 국민들의 저항은 이미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각지에서 일어나 보리스 옐친 러시아정부는 궁지로 몰고 있으며 일부 고위 각료들마저 이에 가세해 가격자유화 정책의 앞날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옐친 대통령의 가격인상 조치에 따라 자국의 물자가 러시아로 유입되는 사태를 막기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가격자유화를 채택한 CIS내 다른 국가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하다.

물가상승에 턱없이 모자라는 임금인상에 불만을 갖고 있는 노동자들은 가격자유화 폐지를 요구하며 파업을 경고하고 있으며 투르크멘의 경우 기본식료품에 대해서는 가격을 통제,인위적인 가격인하를 꾀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처럼 가격자유화에 대한 국민의 저항이 예상을 뛰어넘자 옐친 대통령의 「폴란드식 충격요법」이 실패할 것이란 전망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또한 일부 분석가들은 가격인상의 조치때문에 국민의 80% 이상이 빈곤층으로 전락,엄청난 사회불안 요인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옐친 대통령의 거듭된 「인내심」 호소에도 불구하고 가격자유화 앞으로 3∼4개월안에 완전한 실패로 끝나리라는 비관적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 소연방을 대체하는 CIS국가들은 완전한 독립국가로의 실질적인 관문인 경제적 자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과거 70여년간의 통제경제하에서 누적된 왜곡된 경제구조 개혁에 너무 조급한 나머지 오히려 체제 안정을 지연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가격자유화 파동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송병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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