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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도 「공동체」식 변화 불가피/EC 2개공 독립승인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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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도 「공동체」식 변화 불가피/EC 2개공 독립승인 파장

입력
1992.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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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공과는 평화적 결별 확실/잔류공화국끼리 새 관계 설정/“반전” 확산… 세르비아 대통령도 내전종식 박차【베를린=강병태특파원】 지난해 6월이래 8개월째 지속돼 오던 유고사태는 15일 EC12개국의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의 독립을 승인함으로써 사실상 결말이 났다.

EC12개국이 동시에 크로아티아 등의 독립을 승인한 것은 유고연방에 대한 국제적인 사망선고라고 할 수 있다. 연방해체를 무력으로 저지하려 시도해 온 세르비아공화국이 나머지 공화국들을 어떤 형태와 명칭으로 수습하든 간에 기존의 유고연방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EC12개국의 독립승인 결정은 복잡한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한 대세를 수용한 것이다.

유고연방 존속을 지지해온 영불 등 EC의 다수국가는 지난해 12월 독일의 강경한 독립승인 주장에 더 이상 반대할 명분을 찾지 못한채 「조건부 1월15일 승인」에 타협했었다. 당시 EC는 크로아티아 등의 인권 및 소수 민족권익 보장여부를 심사,이를 충족시킬 경우 독립을 승인키로 했다.

이 결정직후인 지난해 12월23일 독일이 독자적으로 독립승인 결정을 한 뒤 유고의 대세는 급속히 기울었다.

결정적인 것은 세르비아가 주도하는 연방군의 전열이완과 세르비아 지도부의 전의상실이다. EC의 조건부 승인결정과 특히 독일의 주도력 확인은 연방군내의 상대적 온건세력들에게 큰 심리적 타격을 주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방군 지휘부의 실권자인 아지치 참모총장을 필두로 한 경경세력들이 지난 7일 EC휴전감시단이 탄 헬기를 격추시킨 것은 대세역전을 노린 마지막 승부수였다. 아지치는 이를 통해 온건파쪽으로 기울고 있는 카디에비치 국방장관의 퇴진을 유도,스스로 국방장관직을 장악하는 한편 휴전유지가 전제인 유엔평화유지군 파견을 막으려 했다. 이와관련,이 헬기 격추사건은 「쿠데타기도」로까지 평가됐다.

그러나 아지치의 군지휘권 장악에도 불구,군부강경파의 전쟁 계속 기도가 성공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히려 「쿠데타기도」는 내전종식과 연방해체를 재촉한 결과를 낳고 있다.

현재 연방군은 사기저하와 대량 탈주 그리고 징집기피 확산 등으로 전력이 계속 약화,크로아티아 방위군과의 대치상태를 넘어서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세르비아 국민사이에 인명희생과 경제악화 등에 따라 반전여론이 고조,군부에 대한 지지가 붕괴되고 있다.

13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는 론차르 전 외무장관을 비롯한 5만여명의 반전인사들이 의회에 전쟁계속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서명하는 등 반전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결정적인 것은 「유고연방 수호」를 외치며 세르비아인들을 「대세르비아」기치 아래로 몰아 온 밀로세비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전쟁종식을 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밀로세비치는 군부강경파의 움직임에 자칫 자신의 지위마저 위협받을 것을 간파,갑자기 『전쟁목표는 달성됐다』며 종전을 서두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아지치는 지난주 국방장관 취임직후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져 밀로세비치에 의해 제거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방군 강경파의 반발이 진압 되더라도 크로아티아내 무장 세르비아인들의 「도발」이 계속될 우려는 남아있다.

그러나 연방군의 전열이 와해된 상태에서 유엔평화 유지군 1만명이 배치되고 나면 이들 민간무장 세력의 조직적 도발에는 한계가 있다. 세르비아공화국 자체가 「평화적 결별」을 택하는 상황에서 이들 민간무장 세력들도 경제적 생존의 확보에 매달릴 수 밖에 없으리란 분석이다.

EC가 유고연방의 사망을 공식선언함으로써 이제 남은 것은 구소련 행태의 독립국공동체 구상을 제시하고 있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나머지 공화국들이 세르비아와 어떻게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느냐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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