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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생 정신대(장명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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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생 정신대(장명수칼럼)

입력
1992.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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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방한하는 미야자와 일본총리가 종군위안부(정신대) 문제에 대해 사죄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당시 국민학생들까지 근로정신대로 끌려갔음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교동국교와 영희국교에서 보관중이던 해방전 「제2부 공립소학교」 학적부에는 12∼14세의 여학생 10명이 44년·45년에 일본 부산의 불이월 정신대로 출발했다고 적혀있다.그들은 어떤 소녀들이었을까. 그들의 생활기록부엔 『발육 및 영양상태가 좋으며 품행방정하고 성실하다』 『온순하고 의지가 강하다』 『정직하고 명랑하다』라는 등의 기록이 있고,성적은 10점 만점에 7∼9점으로 좋은 편이고,특히 「도덕」과목 점수가 공통적으로 높았다.

그들에 관한 기록중 또 눈길을 끄는것은 『열렬한 애국정신으로 정신대에 자원했다』는 구절이다. 그 소녀들은 가족의 반대와 상급학교에 진학하라는 설득을 뿌리치고 정신대로 갔으며,『정신대에 가서 근무성적이 좋아 상을 받기도 했다』는 설명도 나온다.

이 기록은 당시 그 학교 교사였던 일본여성 이케다(지전정행·68)씨가 제자들을 정신대로 보낸 죄의식을 한평생 품고 있다가 작년 8월 일본 후지TV팀과 함께 서울에 와서 찾아냈는데,학적부엔 「지전」이란 담임선생 날인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식민지의 어린 소녀들에게 헛된 「애국심」을 부추겨 부모의 반대를 무릎쓰고 정신대를 자원하게 했던 그 담임선생이 「죄의식」 때문에 50여년후 제자들을 찾아나섰다는 스토리는 너무나 일본식이다. 그러나 동족인 우리나라의 지도층 인사들까지 그당시 『정신대에 나가 천황의 은혜에 보답하라』는 강연을 하고 돌아다녔던 것이 우리의 역사인데,그 일본인 선생을 원망해서 무엇하겠는가.

작년 8월 찾아낸 학적부가 이제야 언론에 알려진것은 영희국교 안중복교장의 보고를 받은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언론에 알리는 것은 알아서 하라』고 미뤄버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안 교장이 혼자 고민하며 자료를 들고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정신대문제에 냉랭했던 우리사회의 분위기탓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사전엔 「사실인정」이나 「사죄」란 말이 없다는듯 국제사회에서 역사왜곡을 일삼았던 일본은 어쩔 수 없이 정신대 문제에 대해 사죄담화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일본정부 대변인 가토 고이치 관방장관은 13일 『일본정부는 종군위안부 문제로 인해 필설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모든분들에게 충심으로 사죄와 반성의 뜻을 전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정신대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우리정부는 그동안의 무관심을 사죄하기 위해 이제부터라도 진상규명과 보상대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편집국 국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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