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발달할수록 순한술 마신다”출장연회 전문회사인 토마스그룹회장 김원호씨(48)는 소리로 술맛을 알아내는 사람이다. 조그만 막대기로 술병을 두드려 나는 소리를 통해 세계각국 1천여종의 술을 감별해낸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술·음료수로 박사과정을 마치고 포도주학교를 거쳐 음료전문가 자격증까지 따낸 김씨는 술에 관한한 입신의 경지에 있다.
그러나 이런 「실력」을 바탕으로 8개의 회사를 거느린 그룹의 회장이 됐지만 자신의 경력을 밝히길 매우 꺼린다.
7년간의 미국유학을 마치고 76년 귀국,우리나라에서 스탠드바 붐을 일으킨 주인공으로 11개의 업소를 경영하기도 했지만 엄청난 수입을 마다하고 하루아침에 모두 문을 닫아버렸다. 세계적인 음주국가이면서도 타락할대로 타락해버린 우리 사회의 술문화에 대한 회의때문이었다.
외국영화에서 보듯 칵테일 한잔을 음미하며 대화를 즐기는 술문화의 보급을 꿈꾸었다가 컴컴한 밀실에서 폭탄주로 끝장을 봐야하는 술꾼들의 모습에 두손을 들고 말았다.
문화가 발달한 국민일수록 순한 술을 마신다는 것이 김씨의 지론. 프랑스인들이 주로 와인을,독일인들이 맥주를 마시는 것을 예로 든다.
『우리 국민들이 술을 건전하게 마시지 않으니 가짜술을 팔아도 구별을 못하며 술자체도 발전시킬 수 없다』는 그는 술에 관련된 관광산업도 태국 등 동남아국가에 비해 10∼20년 뒤떨어졌다고 지적한다.
본격적으로 연회대행사업에 나선 그는 86아시안게임,88올림픽게임의 귀빈실을 운영했으며 오는 7월 바르셀로나올림픽의 귀빈실 운영업자로 지정됐다.
어느 외국인이 서울 강남의 술집서 여종업원이 불이 붙고있는 양주잔을 들이켜는 것을 보고 『잔인하다』는 말을 연발하던 광경을 잊지 못한다는 김씨는 『제발 순한 술을 마시자』고 호소하고 있다.<손태규기자>손태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