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덤핑·까다로운 검사등/일 총리 방한때 시정요청/방사용 노즐·내외장유리등 가격낮춰 공급봉쇄일본의 보이지 않는 교묘한 대한 경제방해 공세에 국내기업들이 국산화나 수출증대에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첨단기술의 이전을 기피하면서도 국내기업들이 애써 국산화에 성공하면 덤핑공세로 무력화시켜 지능적인 고사전략을 펴는가하면 까다로운 수입검사 등의 갖가지 비관세장벽으로 우리제품의 대일수출을 저지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일본의 방해행위가 대일 무역적자를 키우는 요인중의 하나로 보고 16일 미야자와 일본총리 방한때 이 문제를 다룰 제도적 창구마련을 요청할 방침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8년 7월 국내기업인 대한정밀이 나일론을 뽑아내는 방사용 노즐을 국산화하자 일본의 카센노즐과 니혼노즐은 88년 상반기까지만해도 1홀당 9백20원이던 공급가격을 8백40원으로 낮춘데 이어 최근에는 대한정밀의 가격(홀당 7백50원) 보다 20% 싼 6백원까지 낮춰 대한정밀의 국내공급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또 한국유리가 지난 90년 9월 건물의 내외장마감용 유리를 국산화한뒤 일본의 NEG사는 평방미터당 50만원이던 공급가격을 최근 33만원으로 인하시켰다. 현재 한국유리의 공급가격은 38만원이어서 일제와의 경쟁이 불가능하고 개발비의 회수가 막막한 상태다.
국내 저울전문업체인 카스는 90년 3월 정밀도 1만분의 1인 초정밀 저울을 개발했으나 개당 45만원에 공급하던 일본의 AND사가 카스의 국산화 이후 국내 공급가격을 30만원으로 낮췄고 불화탄소수지코팅 알루미늄판을 개발한 성공화학과 동방철관은 일본 스미토모전기의 교묘한 저가공세에 밀려 국산화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사례는 비단 여기에 그치지 않고 초정밀 소형베어링과 유화제품 등 거의 전제품에 걸쳐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국내업계의 국산화에 맞춰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일본은 또 생사견직물 참치 등 8개 제품에 대해 수입수량제한으로 우리제품의 대일수출을 견제하고 있고 국산 쌍화차와 칡차 등에 대해서는 감기약으로 이용된다는 이유로 의약품으로 분류,의약품 취급면허를 요구하고 있다. 주화와 침대 비료 등은 까다로운 기술검사로 통관을 최고 6개월씩 지연시키고 있으며 복어는 양국이 같은 해역에서 잡고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잡은 고기에 대해서만 수입검사를 실시하고 과다한 검사료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PVC기판의 IC와 마이콤소프트웨어의 해석기술,고체촬상소자의 설계 제조기술,냉장고의 냉동사이클 설계기술 등 첨단제품의 기술은 터무니없이 높은 로열티를 요구,아예 이 분야에 참여하는 것을 봉쇄하고 이미 상품화의 가치가 없는 10여년전 저가품 기술을 마지못해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은 또 유럽 등지에서 현지기업들이 일본기업을 대상으로 반덤핑조사 등을 개시할 경우 한국업체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도록 하는 등 물귀신 작전까지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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