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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생 정신대」 학적부 발견/서울 영희국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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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생 정신대」 학적부 발견/서울 영희국교서

입력
1992.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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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방산국교 재학생 6명/“죄책감” 당시 일인 담임이 찾아내/다른반서도 14∼15명 동원/“생존제자 1명 만나”태평양전쟁 말기 일제가 나이 어린 국민학생들을 정신대로 끌고간 사실을 밝혀주는 학적부가 14일 다수 발견됐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영희국교(교장 안중복)에 보관돼 있는 이 학적부는 해방전 서울 방산국교(폐교·당시 경성부 제2부 공립소학교)에 재학중이던 여학생들의 것으로 정신대로 출발한 날자,장소,동원경위,설득과정 등이 생활기록란에 상세히 기재돼있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방산국교에 근무하면서 이들을 정신대로 보냈던 장본인인 일본인 담임교사 이케다씨(지전정지·68·여·일본 생구시 거주)가 제자들을 정신대로 보낸데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이들의 소재를 수소문하던중 지난해 8월 방산국교 졸업생들의 학적부를 보관해오던 영희국교를 방문,자신이 직접 작성했던 6명의 학적부를 찾아냄으로써 밝혀졌다.

이에따라 당시의 각급학교 학적부를 조사할 경우 일본정부의 은폐로 지금까지 정확한 실상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정신대 동원규모 등이 일부나마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학적부에는 이케다씨가 담임을 맡았던 6학년4반(여학생반) 학생 70여명중 5명이 44년 7월2일에,1명이 이듬해 2월25일에 각각 일본 도미야마(부산) 불이월 정신대원으로 출발한 것으로 돼있으며 끌려갈 당시 이들의 나이는 1명(14살)을 제외한 5명이 12살이었다.

이들의 생활기록부에는 대부분 「부모의 반대를 설득시키거나 본인의 의지로 극복했으며 국가를 위해 본인이 희망,정신대에 참가했다」고 기술돼있다.

또다른 학적부에는 당시 12살의 한 고등과 1학년생(현재의 중학 1년)이 「부모가 반대했으나 본인의 희망을 물어 정신대로 가는 것을 허가하였다」는 기록과 함께 「소화 19년(44년) 정신대 동원」이라고 적혀있다.

이케다씨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수소문한 결과 당시 정신대로 끌려간 6명중 1명은 이미 사망했고,1명은 북한에 살고있다고 들었으며 생존해있는 3명 가운데 1명을 이번에 만났다』고 밝혔다.

이케다씨는 또 『당시 방산국교에서 내가 맡았던 반 외에도 고등과학생 14∼15명 가량이 정신대로 동원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시 정신대로 동원된 제자 6명 가운데 5명은 해방되던 해 12월 내가 일본으로 귀국하기 전까지 무사히 귀환했으나 1명은 돌아오지 않아 마음에 걸렸었는데 당시 귀국을 확인하지 못한 그 제자(김모씨)를 이번에 만났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독신으로 살아왔다는 그는 『조만간 정신대로 끌려갔던 제자들을 일본으로 초청,위로의 뜻을 전해주고 싶다』며 『이들에게 사죄의 뜻을 진심으로 전하기 위해 현재 한글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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