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해적질” 분노 증폭/수백척 떼지어 비양도등 어족 훑어/해상충돌·외교마찰 우려 고조/“영해 재침범땐 나포” 귀추 주목제주도근해 12마일 해역내 우리 영해를 중국어선들이 두달째 떼지어 침범,어족자원을 휩쓸며 현대판 「해적질」을 자행해 어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중국어선들은 모두 1백톤급 이상의 대형 저인망어선들로 한번에 1백척에서 많게는 3백척씩 떼지어 우리 영해를 침범하는가 하면 12마일 영해밖 우리측 어업자원 보호수역에는 4백척씩 몰려 쥐치와 조기 등 어족자원을 계속 훑어내고 있다.
중국어선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해역은 북제주군 한림읍 「관탈섬」 인근 영해와 비양도 북서쪽 20∼30마일의 어업자원 보호수역 등 제주 서북부해역과 남제주군 성산포 남동쪽 10마일 영해내의 제주 동부수역.
이들 해역에는 조기와 돔·갈치·오징어·가자미·쥐치 등 각종 어족자원이 풍부해 도내 어민들의 생계를 걸고 있는 주어장으로,어족자원 증식을 위해 국내에서는 저인망어선의 조업이 금지된 곳이다.
해경과 해군,제주도는 지난달부터 10척의 경비정과 어업지도선을 동원,이들 중국어선들이 영해를 침범할 때마다 불법조업해역에 출동해 퇴각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들은 계속 불응,3∼5일씩 영해안팎을 휩쓸고 다녀 경비정의 감시를 무색케하고 있다.
중국어선단이 처음 떼지어 우리영해를 침범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12월13일부터. 북제주군 애월읍 북쪽 20마일 해역의 관탈섬인근 2∼4마일 영해어장에 2백여척의 중국어선들이 침범,불법조업을 자행하자 경비정과 어업지도선 등 10척의 단속선이 출동,퇴각을 명령했다.
그러나 중국어선들은 경비정이 물대포를 쏘아대며 스피커를 통해 『즉시 물러가지 않으면 어선을 나포하겠다』고 위협과 경고를 계속 발하는데도 이에 아랑곳하지않고 불법조업을 계속,단속선을 괴롭혔다.
이 해역에서 5일간 우리 경비정과 대치한채 불법조업을 하던 2백여척의 중국어선들은 12월17일 푹풍주의보가 발효되자 철수하기 시작,이곳에서 40마일 떨어진 남제주군 안덕면 화순항으로 대피했다.
또한 비양도북서쪽 20마일 해역의 우리측 어업자원 보호수역에서 조업하던 2백척도 화순항으로 함께 몰려들어 이날 화순항에 대피한 중국어선이 4백척이나 돼 승선인원수가 7천4백49명에 달했다.
중국선단은 폭풍이 그치자 12월20일께는 다시 비양도 북서쪽 20∼30마일 어업자원 보호수역으로 총집결,새해초까지 어족을 훑어내다 어획량이 줄자 지난 4일부터는 제주 동부해역인 성산포 남동쪽 10마일 영해에 1백여척이 침범했다.
중국선단을 감시하던 경비정 등 10척의 단속선이 출동해 퇴각을 명령했으나 역시 불응,6일까지 불법조업을 자행하다 기상이 악화되자 물러났다.
중국어선의 이같은 현대판 「해적행위」에 지금까지 적극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은 강경대응이 자칫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데다 우리어선도 중국영해의 어장을 침범하는 사례가 있고 또 단속선이 중과부적이어서 어선을 나포할 경우 선단이 몰려들어 대규모 해상충돌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어선들의 영해침범이 새해에도 계속되자 정부는 지난 6일 서울주재 중국무역대표부에 이를 항의,『영해침범이 재발되면 어선을 나포하겠다』고 경고하고 9일의 국무회의에서도 김기춘 법무부장관이 『국익차원의 단호대처』를 천명했다.
한편 제주도는 8일 군경합동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앞으로 중국어선의 동태를 집중감시,경비정 등을 영해경계선에 포진시켜 항로를 차단하는 등 영해침범을 총력저지키로 해 해상에서의 강경대응이 어떤 여파를 미칠지 주목된다.<제주=허태헌기자>제주=허태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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