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최연소총리된 “미테랑의 황태자”/당 인기 최악… 내각지원이 최우선과제로【파리=김영환특파원】 9일 프랑스 집권사회당의 제1서기로 선출된 로랑 파비위스는 46년생의 현직 국민의회(하원)의장이며 이미 8년전 최연소총리로 취임했던 고속성장 정치인의 표본이다.
이러한 출세의 배경은 그가 30세때 개인비서를 역임한 미테랑 대통령이다. 때문에 언론은 파비위스를 「미테랑의 황태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88년부터 꿈꿔온 당권을 마침내 거머쥔 파비위스 제1서기가 기뻐할 시간은 극히 짧을 수밖에 없다.
사회당의 인기,미테랑 대통령과 크레송 총리 등 정당의 인기를 나타내는 지표가 10년을 넘긴 사회당의 집권이래 최악의 수준에 와있고 일부언론의 성급한 조사로는 당장 총선이 실시될 경우 사회당이 패배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내 파벌투쟁의 종식과 실업문제해결 등 크레송내각의 정책에 대한 지원을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 파비위스는 우선 정적이던 로카르계인사를 제2인자로 앉혀 일단 공존을 시도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금년에 지방선거가 있고 내년에 총선이 있으며 95년에 대통령선거가 있다. 때문에 사회당의 분위기를 일신할 필요성을 절감한 보로아 전 서기가 새해 벽두에 용퇴의지를 대통령에게 전달,이것이 수락된 것이다.
이제 직책으로는 대통령직 이외에 점령할 「고지」가 없으나 파비위스는 먼저 험난한 여론의 고지를 넘어야 한다. 그가 각급 선거에서 대패를 면할 경우,대선고지 나서기가 유리해진다는 분석도 있다.
파비위스는 파리 정치대학,파리 고등사범학교,국립종합행정학교(ENA)의 엘리트코스를 거쳐 교수자격까지 딴 유태계. 그가 소련의 붕괴 등 유럽의 격변과 강대해지는 독일로 인해 상대적인 위상의 저하를 고통스레 겪고 있는 국제환경속에서 프랑스국민의 불만을 해소할 어떤 역사감각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젊기 때문에 능력을 보일 시간이 많다는게 파비위스 당수의 장점이지만 당권을 장악한 뒤 시각을 다투는 프랑스의 심각한 문제를 등한히 한채 자신의 후보지명을 위한 여건 조성에만 골몰한다면 엘리제궁으로의 길은 더 멀어질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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