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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미국차은 쓸모없다” 반미여론/“수입확대” 발표에 강한 불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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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미국차은 쓸모없다” 반미여론/“수입확대” 발표에 강한 불쾌감

입력
1992.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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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만 비싸고 품질 나쁜차 왜 타야하나” 반발/“푸시 대통령” “평성의 흑선” 부시외교 비아냥【동경=문창재특파원】 미국과의 자동차마찰 완화를 위해 일본정부가 94년부터 미국차 수입량을 2만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일본열도가 요란스레 끓고 있다. 자동차메이커측은 정부의 압력으로 어쩔수 없이 미국자동차와 부품수입량을 늘리지 않을 수 없었던 사정을 숨기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부시 대통령을 「푸시(압력) 대통령」이라고 부르면서 부당한 압력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언론이 부시 대통령의 시장개방 외교를 「헤이세이(평성)의 흑선」이라고 비아냥거리는 것도 반미여론의 한 단면이다. 1853년 미국의 페리제독이 군함(흑선)을 몰고와 일본의 개국을 강요한 것과 같은 상황으로 비교하는 것이다.

미국차는 일본에서 너무 인기가 없다. 일본 수입차조합에 의하면 작년 한해동안 수입된 외국차 19만7천1백84대중 미국의 「빅3」제품은 1만3천7백11대였다. 혼다자동차가 미국공장에서 생산해 일본으로 역수입된 것(1만4천2백16대)보다 적다.

반면 일본차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빅3」의 자리를 탈취할 만큼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국의 빅3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였는데 지난해 판매고는 GM이 2백91만대로 1위,포드가 1백64만대로 2위,혼다가 80만대로 3위에 올랐다. 4위도 74만대의 도요타가 차지했고 크라이슬러는 70만대로 5위로 전락했다.

미국 현지공장 생산분을 포함한 일본차의 미국내 판매실적은 2백46만여대로 지난해 총판매고의 30%를 넘게 차지했다.

미국의 간판산업이었던 자동차산업이 이토록 참담하게 전락한 것은 첫째가 품질 때문이다. 70년대 두차례의 오일쇼크이후 값싸고 기름이 덜먹는 경제적인 차의 수요가 폭발,성능좋은 일본의 소형차에 시장을 뺏기고 말았다.

미국차가 일본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이유는 차체가 너무 커서 연비가 낮고 좁은 주차공간에 세우기 곤란하다는 점,고장이 잦고 애프터서비스가 나쁘며 부속품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값이 너무 비싸고 모델이 좋지않다는 점,PR가 부족해 소비의욕을 자극하지 못한다는 점 등이 열거되고 있다.

『몇달을 기다려서 얻은 동네 주차장에는 1천2백㏄급의 소형차밖에는 세울수가 없는데 길이가 5m나 되는 큰 차를 어떻게 탑니까』 동경 무사시노(무장야)시에 사는 한 젊은 샐러리맨은 주차난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품질과 서비스의 불량을 이유로 꼽는다.

수입 대행업자의 불만도 비슷하다. 최대 수입업체인 「야나세」의 회장은 지난 6일 자동차업계 신년회에서 『미국차가 팔리지 않는 것은 메이커의 노력부족 때문』이라면서 『주문을 해도 납기를 대주지 않아 애를 먹는다』고 고충을 실토했다. 벤츠·BMW·볼보같은 유럽메이커들이 일본용으로 오른쪽 핸들차를 생산하고,일본 TV와 신문에 대대적인 PR를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제도적인 장벽도 높다. 매연배출량 방향표시등의 표시방식 등 80여항목이 일본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대량수입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그래서 이번 「자동차회담」에서 일본측은 그 장벽을 많이 낮추어 주었다. GM사는 일본인의 기호에 맞도록 오른쪽 핸들차도 생산하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차가 팔릴 것인가. 반응은 「글쎄요」이다. 한번 감정이 상한 일본인들이 불쾌한 기억을 잊을 때까지는 전시장 붙박이 신세를 면하기가 어려우리라는게 대다수 일본인들의 생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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