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조항 그대로 남아/명칭만 바꾼채 「일반직」 전환/대리승진등 더욱 어려워져”노동부와 전국 은행연합회(회장 정춘택)가 올해부터 시행을 추진중인 「여행원 인사관리제도 개편안」이 전국 금융노련,각 국책은행 및 시중 은행노조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쳐 시행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 개편안은 노동부가 남녀 고용평등법상의 남녀차별채용 금지조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금융기관의 고질적 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지난해 7월 각 은행에 시달한 「남녀행원 분리채용 금지지침」에 따른 것으로 행원·여행원 구분을 없애고 종합직·일반직으로 나누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금융노련을 비롯한 각 은행 노조는 『이 개편안이 상위직인 행원과 하위직인 여행원으로 구분된 종전의 인사제도를 「종합직」 「일반직」으로 명칭만 바꿨을 뿐 기존의 차별조항을 그대로 담고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9∼10월에 전국 은행연합회가 각 은행 인사부장회의를 통해 확정한 이 개편안은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에 다소 차이는 있으나 직종체계를 업무추진·기획·예산판단 등 광범위한 「종합직」과 사무처리 등 단순업무 위주의 「일반직」으로 나누고 기존의 행원(대개 남자)은 종합직으로,여행원은 일반직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있다.
이에대해 전국 금융노련은 『직무의 가치평가를 할만한 객관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종합직·일반직으로 구분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특히 13년 이상의 장기근속 여행원들이 행원으로 자동전직되는 제도를 폐지함으로써 여행원의 승진을 더욱 어렵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편안에 의하면 일반직 행원이 대리로 승진하기 까지는 현행 2단계에서 5단계로 직급단계가 확대돼 승진이 어렵계되며 J시중은행의 경우 일반직에서 종합직으로 전환하려면 여신·외국환·경제·경영·법률 등 다양한 자격고시를 통과해야 하므로 주로 고객업무를 담당하는 일반직 직원에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게 여행원들의 주장이다.
국민·기업·주택·산업은행 등 4개 국책은행 노조는 지난해 11월27일 「남녀차별 금지라는 본래의 인사제도 개편취지를 살려 보다 합리적인 개편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문서를 각 은행장에게 전달했다.
또 제일·외환은행 등 2개 시중은행 노조도 개편안 시행에 대해 전면 거부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타 시중은행은 지침하달을 망설이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연합회가 마련한 개편안은 지난 80년도를 전후해 일본 금융업계가 행원을 일반·종합·전문직으로 구분·채용키 위해 도입한 「신인사제도」를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현재 일본은행의 경우 종합직은 대부분 대졸 남성으로,일반직은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Y시중은행 노조 여성부장은 『남녀행원의 차별을 없애고 균등한 경쟁기회가 보장된 상태에서 승급고시 등 경쟁과 근무지이동 등은 감수할 수 있다는게 여행원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은행연합회측은 『여행원들에 대한 차별소지를 없애고 균등한 기회를 주기위해 채택한 합리적 방안』이라고 밝히고 있다.<남대희기자>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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