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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의 행로(총선으로 가는 길:3·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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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의 행로(총선으로 가는 길:3·끝)

입력
1992.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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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보수”… 최고위원 5∼6명/가칭 「통일국민당」으로 내달 10일까지 창당/정씨,정치자금 기부내역 밝히며 다목적 포석여권의 대권후보 갈등이 막바지 고비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민자·민주 양당 구도의 타파를 내건 제3신당이 총선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신당창당 움직임은 지난해 가을부터 구여,구야 등의 여러 갈래로 있어왔지만 새해들어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창당작업이 전면 부상되면서 창당작업이 전면 부상되면서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3정치세력의 등장가능성은 비단 정씨측뿐 아니라 정치권 안팎에서 공통적으로 인식돼온게 사실. 구조적으로는 무엇보다도 3당합당과 야당통합으로 「정치공급」이 턱없이 줄어든데다,정권교체기의 「정치수요」는 배가되는 상황이 주어져있다. 여기에 국민일반의 정서가 심각한 정치불신에 빠져있고 13대국회를 풍미했던 1노3김 정치의 성적표가 결코 성공적으로 평가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가세하고 있다. 또한 지역감정에 바탕을 둔 비정상적 정치패턴 역시 신생 정치세력에게 명분을 제공하기에 모자람이 없는게 작금의 정치구도.

따라서 14대 총선을 앞두고 가속화되는 신당창당 움직임은 과거 선거때마다 으레 있어오던 「반짝 정당」들과는 질적차이를 갖는 배경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정 전회장 주도의 신당도 이런 맥락위에서 일단 주시되고 있다고 할수 있다.

정 전 회장은 8일 자신의 정치활동과 관련,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가짐으로써 신당창당의 공식·공개수순을 밝기 시작했다. 정씨는 특히 이날 역대정권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내역을 밝혀 비상한 시선을 모았는데 이는 신당 행로에 대한 다목적의 「포석작전」을 구사하고 나선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재벌당이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것이 분명해 신당측이 이를 어떻게 희석시켜 갈지는 지켜볼 일이다.

정 전 회장은 이날 창당과 관련한 구체적 언급을 피했지만 관계자들은 오는 2월10일께까지는 신당의 창당절차가 완료될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가칭 통일국민당(약칭 국민당)의 당명으로 출범한 신당이 다가올 총선에서 민자·민주 양당구조를 헤집고 제3의 정치세력으로 착근할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기존정치권에 미칠 파장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으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가 관측통들은 당장의 민자당 대권후보 갈등추이에 따라 신당의 「무게」가 크게 불어날 수 있음을 일단 중시하고 있다.

특히 김영삼대표 쪽을 여권후보결정이 이뤄질 경우 민정·공화계의 반발세력을 담아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신당의 파장은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현실화되기 시작했는데 이날 당장 민정당의 울산지역 공천신청자 1명이 「탈당 1호」를 기록.

신당은 총선에서 전국 2백37개 선거구중 당선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우선시,80여곳 정도에 후보를 내 집중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신당은 토지공개념·금융실명제 등을 표방할 예정이어서 「진보적 보수」의 성격을 띨것으로 보이나 「재벌회장」 정씨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정씨의 정당운영 참여정도도 비상한 관심사인데 그의 강력한 희망에도 불구,신당창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반대의견도 만만치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정 전 회장의 기업경영 이력으로 미루어 자신이 직접 참여하지 않는 정당운영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는가 하면 다른 일각에서는 『선거를 제대로 치르려면 정씨의 일선참여를 배제해야 한다』며 『재벌당이란 시각을 벗어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당의 지도체제는 지역안배를 고려한 5∼6명의 최고위원으로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위원으로는 현재 양순직 전 평민당부총재,야당통합 합류를 거부한 김광일의원,윤하정 전 외무차관,윤성민 전 국방장관 등이 출신지역에 따라 내정된 상태이다.

유제연 전 의원은 이명박 전 현대건설회장과 함께 사무총장 기용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 전 회장이 일선에 나설 경우 참여치 않겠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최고위원에 거론됐던 최광수 전 외무장관과 서영훈 전 KBS사장은 이를 고사,고문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1백여명으로 구성될 창당발기인에는 정계에서 민자당을 탈당했던 박진구의원 박한상 김건수 홍성우 홍종욱 신민선 전 의원 및 구 통일민주당의 노경규씨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오제도 박용일변호사,의학계에서 문창모 전 세브란스병원장이 거론중이며 이상주 울산대총장도 포함돼 있다. 또 김윤근 민기식 백선엽씨 등은 예비역 장성그룹에서 거명되고 있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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