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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맺힌 삶/귀국 카자흐동포 김효진씨(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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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맺힌 삶/귀국 카자흐동포 김효진씨(탈)

입력
1992.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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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탁」 소유형… 복수일념 고통견뎌와지난 연말 카자흐공화국(구 소연방)에서 46년만에 귀국한 반탁운동가 김효진씨(70)의 기구한 삶은 「역사속에서 개인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케한다.

황해도 안악출신으로 평양고보를 마치고 황해 황주 금융조합에서 일하던 김씨는 해방직후인 45년 12월28일 모스크바 삼상회의에서 조선신탁통치안이 채택되자 『또 다시 외압속에서 살수 없다』고 반대하고 나섰다.

단 며칠만에 북한당국에 체포된 김씨는 이 일로 인해 평생동안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다. 해주·평양에서 1년여를 옥살이한 김씨는 각지에서 같은 이유로 잡혀온 19명과 함께 46년 12월 소련으로 끌려갔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또 반년을 감옥에서 보낸뒤 최고소비예트 특별회의의 결정으로 시베리아 강제노동 수용소에서 5년형을 살았던 김씨는 다시 종신유형을 선고받고 시베리아 밀림까지 가게됐다. 송진채취노동을 하며 여름이면 살인적인 모기떼와 싸우고 겨울이면 영하 30∼40도의 추위를 견뎌야 했다.

스탈린의 사망과 함께 53년 간신히 풀려나와 조선인이 많이 산다는 카자흐로 갔으나 「민족반역자 인민의 적」이라는 낙인은 국영농장에서 사실상의 유형생활을 계속하게 했다.

김씨는 『끝까지 살아남아 통쾌하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고통을 견뎌왔다고 말한다. 그의 복수란 『반탁운동가에 대한 북한당국과 소련의 무자비한 만행을 동포들에게 알리는 일』이었다.

90년의 한소 수교이후 교류의 길이 열리면서 김씨는 결국 소원을 이루었다. 경남 양산의 동생(66) 집에 머물고 있는 김씨는 이미 구랍 28일 한국반탁반공학생운동기념사업회(회장 이철승) 주최행사에 참가했고 14일부터는 이북5도 초청으로 방한하는 황주출신 반탁운동가들과 함께 전국을 순회강연할 계획이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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