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이행” 사찰시기 빠르면 4∼5월/북 「핵성의」 바탕 16년 지속 팀훈련 막내려국방부와 북한 외교부는 각각 7일 상오10시 팀스피리트훈련중지(남)와 핵안전협정서명 및 핵사찰수락(북)을 공식발표했다.
양측 정부의 발표로 한반도 핵문제는 이제 이행절차만을 남겨두고 공식적으로 매듭지어졌다.
남북한의 이날 동시 발표는 구랍 31일 판문점 대표접촉에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합의하면서 상호 약속했던 바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남북한은 합의서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우리측이 주장했던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의무이행(서명·사찰) 조항과 북측이 내세운 핵공격가상 군사훈련 중지조항을 공동선언문에 포함하느냐는 문제를 두고 난항을 거듭했었다.
결국 남북한은 두가지 모두가 포함되지 않은 합의서를 채택했었다.
남북한은 이 자리에서 쟁점이었던 이 두가지 핵심사안을 같은날 양정부가 공식 발표하자는 절충선에서 공동선언을 타결지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은 결국 핵문제 해결의 전제조건으로 서로 고리가 걸려있던 이 두가지 문제를 가장 신뢰성이 있는 정부의 공식동시발표라는 방식으로 해결한 것이다.
이같은 방식은 남북간 신뢰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전향적 조치로 평가될 수 있다. 양측은 연초부터 발표시기를 놓고 제3국인 미국이나 중국을 통하거나 또는 직접 접촉을 통해 대화했을 가능성도 크다.
북한은 이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에서 핵안전협정서명과 핵사찰수락이 무조건 적임을 처음으로 분명히 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22일 외교부 성명에서는 미국의 핵철수확인을 전제조건으로 삼았었다.
북한은 또 국내비준을 미뤄 핵사찰을 지연시키려하는 것이 아니냐는 서방의 우려에 대해 이번 성명에서 「가장 빠른 시일내에 비준해 IAEA와 합의하는 시기에 사찰을 받겠다」고 확실히 밝힘으로써 해소시켰다.
이에따라 북한은 1월 하순께까지 서명과 국내 비준절차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조약비준은 헌법 96조에 의해 김일성주석의 서명으로 가능하므로 협정서명후 곧 비준서를 기탁,협정을 발효시키고 IAEA와 사찰교섭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발효후 90일 이내에 IAEA와 보조약정서를 체결,정식사찰을 받게되므로 사찰시기는 빠르면 4,5월께가 될것으로 추측된다.
북한의 확실한 태도표명에 따라 2월25일로 예정된 IAEA이사회에서는 초점이 됐던 대북한 강제사찰 결의안이 상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IAEA사찰을 받기전에 남북한은 이미 구성이 합의된 핵통제공동위원회(3월 예상)의 결정에 따라 동시상호사찰을 먼저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팀스피리트훈련의 중단결정은 남북한이 군사분야에서도 앞으로 산적한 과제를 주도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지난 6일 한미 정상간의 추인형식을 거쳐 이날 팀스피리트 중단을 공식발표한 국방부는 『92년도 TS훈련 중지결정은 한반도에 평화여건을 조성하고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 및 긴장완화를 위해 취해진 능동적인 조치의 일환』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팀스피리트훈련은 지난 76년 6월 첫 실시돼 그동안 16차례 계속되며 한미 연합방위태세 유지·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지만 이번에 한국측이 중지결정을 내리고 미측이 이에 동의함으로써 16년만에 처음으로 중지되는 셈이다.
팀스피리트훈련의 잠정중단에 관한 정부의 첫 입장은 지난해 12월16일 노태우대통령주재 국무회의서 제기됐으며 같은달 26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1차 접촉에서 북측이 안전협정서명과 사찰수락을 유도하기 위해 신축적인 입장이 전달했다.
한미 양국정부는 이날 92년도 팀스피리트훈련 중지를 발표하며 『93년도 이후의 훈련문제에 대해서는 검토된바 없으며,북한이 남북간 합의사항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IAEA사찰지연이나 비핵화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가시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93년 이후 훈련은 재개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였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성명에서 무조건적 사찰이행 등 매우 성의있는 자세를 보임에 따라 팀스피리트 문제는 더이상 남북간에 논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팀스피리트 문제에 관한 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존중할 것이며 이는 미국의 한반도문제 해결의 당사자원칙 입장과도 부합된다.
결국 팀스피리트는 남북한이 합의서의 이행과 관련,군사공동위원회에서 논의할 군사적 신뢰조치와 군축문제에 포함될 것이며 남북간의 긴장완화 조치가 계속되는한 재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안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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