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통상채널 구축 의도인듯/국내 근검절약 운동에 큰관심/“반미”의식 「쌀」언급 자제부시 미 대통령을 비롯,모스배커 상무장관과 미국 기업인들은 바쁜 일정속에서도 한국기업인들과 폭넓은 접촉을 갖고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에 한국이 적극 협조해줄 것과 시장개방 및 무역자유화를 적극 추진해 줄 것을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6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그레그 주한미대사 초청 양국상공인과의 오찬에 참석,『본인의 방한목적은 미국의 경제발전과 미국인의 취업기회 확대에 있다』며 개방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은 금융을 비롯한 관세·통관절차·표준화 등의 분야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UR타결 금융시장개방 무역자유화는 한국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롭다』며 『한국이 UR 등을 통한 세계경제의 자율화를 위해 경제규모에 걸맞는 책임을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스배커 상무장관과 수행기업인들도 시장개방이나 현안타결을 공식적으로 요구하진 않았지만 우회적인 어법으로 한국이 시장개방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같은 부시 대통령 일행의 방한활동은 미 언론들이 이례적으로 기업인을 수행한 부시 대통령의 아시아순방을 무역방문(트레이드 비지트)이라고 이름붙인데서 볼수 있듯 부시 대통령이 쟁쟁한 기업인들을 앞장세워 간접적인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볼수있다.
한국의 최대 관심사항인 농산물개방에 대해 거의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이도 일본이 쌀시장을 개방하면 한국도 따라올수 밖에 없다고 보아 굳이 반미감정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시 대통령 일행은 5∼6일 이틀동안 바쁜 일정속에서도 한국기업계 대표와 5차례의 모임을 가졌다. 방한 첫날인 5일 하오에는 한봉수 상공부장관 초청 만찬에 모스배커 상무장관과 13명의 수행기업인들이 20여명의 한국재계 대표와 만났고 6일에는 부시 대통령이 양국 상공인들을 초청해 조찬간담회를 가졌다.
양국 정상회담이 열릴때에도 양국 상공장관과 기업인들이 청와대에서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그레그 대사의 초청으로 부시 대통령과 양국 상공장관이 참석한 양국상공인을 위한 오찬을 마련했으며 청와대주최 만찬에서도 재계인사와 접촉했다.
부시 대통령 일행의 활발한 한국 재계인사와의 접촉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정부차원의 채널과 별도로 민간차원의 통상채널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기도.
○…부시 미 대통령을 수행한 13명의 미국기업인들은 국내 기업인들과의 모임에서 시장개방 등을 요구하기 보다는 양국 기업간 협력을 유난히 강조했으나 일부 기업인들은 금융시장 개방과 관련,불만을 표시하기도.
미 아멕스사의 로빈슨 회장은 국내 관계자에게 한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근검절약운동의 성격을 묻는 등 관심을 표시했으며 아메리칸보험그룹의 그린버그 회장은 양국 제조업간에 이뤄진 협력이 서비스 부문에도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 또 다른 기업인은 금융시장에서의 규제는 한국기업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피력.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비교적 우호적인 자세로 협력을 요청했는데 이는 수행기업인들이 이미 국내기업과 합작 등의 형태로 경제협력 관계를 맺고 있기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로데릭씨가 명예회장을 맡고있는 USX사는 포철과 합작으로 미국에 철강회사를 설립했고 베이커 에어프로덕트화학사 회장과 모터롤라의 갤빈회장,아멕스의 로빈슨 회장도 국내에 합작회사를 설립해 놓고있는 상태.
○…6일 낮 신라호텔에서 그레그대사 주최로 개최된 오찬에는 2백50여 국내 경제인들과 주한미 상의회원사 대표 2백50여명,미 경제인 1백여명 등 총 6백여명이 참석,한미경제인의 모임으로는 사상 최대규모였다.
국내 경제인 중에는 유창순 전경련 회장을 포함한 경제 4단체장과 남덕우 전 무협회장 금진호 전 상공장관 등 거물급 경제인들이 대거 참가.
현대그룹에서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과 정세영회장,정몽구회장 등 오너회장들이 참석한 반면,삼성그룹에서는 강진구 삼성전자 회장과 이필곤 삼성물산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들이 나왔다. 삼성그룹 이 회장은 청와대주최 만찬에 부부동반으로 참석.<방민준·이종재기자>방민준·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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