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크협정서 「독자군」 인정이 불씨/군부불만 폭발땐 「공동체」 존속 위협러시아,우크라이나공화국이 구 소련의 유일한 부동항지역 함대인 흑해함대의 관할권을 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어 탄생 4주가 채안된 독립국가공동체(CIS)가 분열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반 베잔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지난 5일 『전통적으로 해상강국인 우크라이나는 독자적인 해군을 보유할 권리가 있다』고 선언하며 함정 3백척으로 구성된 구 소련해군소속 흑해함대의 관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와함께 우크라이나는 자국영토내에 주둔중인 1백30만 구 소련군 병력에 대해 충성서약을 요구하면서 이에 불응하는 장병들을 타지역으로 전출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예프게니 샤포슈니코프 CIS 총사령관은 즉각 강력한 거부의사를 표명함으로써 구 소련군의 향후 대응조치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 11개 공화국을 순방하며 구 소련군의 실정을 시찰한 샤포슈니코프 사령관은 특히 현재 구 연방군이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음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독자군 창설과 흑해함대의 관할권 주장이 군부의 분열과 불만을 증폭시킬수 있음을 경고하고 나섰다.
공동체 창설을 주도한 러시아최고회의도 우크라이나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알마아타 및 민스크협정을 무산시켜 폭발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루슬란 하스블라토프 최고회의 의장은 『러시아의 주도로 창설된 흑해함대는 러시아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입장을 명백히 밝힘으로써 흑해함대의 관할권 문제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군사적 주도권 쟁탈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관측통들은 3백70만에 이르는 구 소련군의 관할권을 둘러싼 이같은 대립이 CIS의 향후 존속여부를 위태롭게 할 「태풍의 눈」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즉 CIS참여 11개 공화국지도자들은 구랍 30일 민스크정상회담에서 샤포슈니코프를 최고사령관으로 하는 전략군사령부 창설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아울러 각 공화국의 독자군 창설권한을 인정함으로써 군사적 분열의 불씨를 남겨두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몰도바,아제르바이잔이 이미 독립군 창설을 선언했고 타지크 등 모두 6개 공화국이 독립군 창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장 주목되고 있는 것은 구 소련 군부의 향후 행동이다. 샤포슈니코프 총사령관은 3백70만 구 소련군의 재편을 위해서는 최소한 2∼3년이 필요하며 이 과도기간중에는 공화국 독자군과 구 연방군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이런 주장은 구소련 군내에서 고조되고 있는 불만과 피해의식을 담고 있다.
예컨대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복무중인 1백30만의 구 소련 군중에는 7만5천여명의 장교를 비롯,44% 이상의 러시아인이 포함돼 있다. 이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충성서약을 거부할 경우 타지역으로의 전출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는 냉전체제 소멸후 가뜩이나 소외돼온 군부의 불만을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란 우려이다.<김현수기자>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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