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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학우 돕기 추위녹인다/명지대 정태수군 10개월째투병(대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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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학우 돕기 추위녹인다/명지대 정태수군 10개월째투병(대학로)

입력
1992.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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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비마련 대책위 구성/대대적인 모금헌혈운동/코미디언 이주일씨 「정군 돕기공연」 약속꺼져가는 한 학우의 생명을 되살리기 위한 사랑의 손길이 소한 추위를 높이고 있다.

명지대생들은 백혈병과 10개월째 힘겹게 싸우고 있는 정태수군(24·화학 4)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지난 11월말 「범명지대책위원회」(위원장 김형운·24·체육 3)를 결성,대대적인 모금·헌혈운동을 벌이는 한편 자선공연까지 준비하는 등 겨울방학을 바쁘게 보내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정군의 길고긴 투병생활이 시작된 것은 지난 3월. ROTC로 평소 잔병치레없이 건강했던 정군은 국립의료원에서 「급성임파구성 백혈병」이란 뜻밖의 진단을 받고 현재까지 통·입원치료를 계속하고 있으나 병세는 크게 호전되지 않고 병원비만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아버지 정의섭씨(50)의 쥐꼬리만한 수입으로 5식구가 서울 성동구 금호동 시장부근 1천만원짜리 전셋집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정군 집안의 형편으로는 월 3백∼4백만원에 달하는 병원비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돈이다.

정군의 화학과 동료·후배들이 모금활동을 시작하면서 딱한 처지가 전교에 알려지자 명지대 총학생회는 지난 10월부터 범대학차원의 교내외 모금을 벌여 1천8백여만원의 성금과 2천여장의 헌혈증서를 확보했다.

학생들은 『정군의 수술비조로 등록금에 1만원을 추가해줄 것』을 학교측에 요청하고 학생 3천여명의 동의서명까지 받았지만 학교측은 『등록금 내역은 학칙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니만큼 필요에 따라 항목을 변경시킬 수는 없다』며 완곡히 말렸다.

학생들은 단순한 모금활동만으로는 정군을 살리기가 어렵다고 판단,「거액확보」가 가능한 대형기획행사를 통해 수술비를 마련키로 하고 지난연말 코미디언 이주일씨(51)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씨는 학생들의 요구를 흔쾌히 수락,오는 2월7일 올림픽공원내 역도경기장에서 유명연예인들이 무료출연하는 정군돕기 콘서트를 열기로 약속했다.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고 실의에 잠겨있던 이씨는 학생들과의 몇차례 대화를 통해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한 젊은이가 죽어서는 안된다』며 『정군 등 불우한 젊은이들을 내아들 돌보듯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다짐하고 자선공연에 필요한 홍보 비용 등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정군의 아버지는 『여러사람들의 사랑과 격려에 어떻게 감사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따뜻한 보살핌이 있는한 태수는 반드시 병상을 박차고 일어날 것』이라고 감격해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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