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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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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의 문화와 복지수준은 장애자를 위한 복지대책과 그 나라 국민의 장애자에 대한 인식도에 달려있다』­불편한 다리로 4선 대통령의 기록을 세운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말이다. 이런 기준에서 볼때 우리나라의 문화와 복지수준은 어느정도 일까. ◆장애자에 대한 우리국민의 뿌리깊은 편견은 장애자의 사회참여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같은 장애자에 대한 잘못된 편견은 문학작품을 통해 더욱 왜곡돼왔다. 예컨대 장화홍련전에 나오는 계모 허씨는 곰배팔이요 수중 다리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아침에 맹인을 만나면 많은 사람들이 언짢아 하는게 통념화 됐다. ◆장애자를 위한 시설은 어떤가. 장애자들이 자유롭게 다닐수 있는 경사로가 마련돼 있지 않은 곳이 태반이다. 국내 공공시설의 85%가 신체장애자를 위한 경사로나 화장실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20여년 전부터 장애자용 시설을 법률로 의무화했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 허술하다. ◆우리나라의 장애자수는 약 95만명으로 추산된다. 그중에도 지체장애자가 60%에 이른다. 매년 늘어나는 교통사고를 감안한다면 전체 장애자수는 1백만명이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선천적인 장애자보다 후천적인 장애자수가 점차 늘어만가는 추세다. 산업화 사회에선 언제,어떻게 장애자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장애자의 복지문제는 우리 이웃의 문제요,우리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금년으로 시행 2년째를 맞는 「장애인 고용제도」가 사업주의 비협조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다. 노동부에 의하면 의무고용대상 2만8백여명중 41%인 8천5백여명만이 고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화의 목적은 불평등을 없애고 그늘진 곳에 빛을 비춰주는데 있다. 최선의 장애자 대책은 구제가 아니라 그들의 사회참여를 돕는데 있다는 것을 깨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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