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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너 “뉴스를 눈앞의 현실로 펼친 인물”(TIME 본지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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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너 “뉴스를 눈앞의 현실로 펼친 인물”(TIME 본지특약)

입력
1991.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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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창설 걸프전·소련몰락 등 생중계/지구촌 수억시청자 세계사 증인 만들어미국의 사회학자 마셜 맥루한은 이전세대에 이미 커뮤니케이션 매체가 국경을 초월하는 「지구촌」의 도래를 선언했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시공이 사라진 동시 발생의 시대에 살게됐다』며 「국경없는 신세계」의 등장을 예고했다.

맥루한의 예언처럼 지구촌가족은 금세기 최대격변의 한해였던 올해 위성을 통해 TV로 생중계되는 역사적사건의 산뜻하고 드러매틱한 충격을 경험할수 있었다.

카메라앞에 펼쳐지는 걸프전의 실제상황과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의 몰락 등은 뉴스의 개념마저 바꿔놓았다. 즉 뉴스란 더이상 「과거에 발생했던 어떤일」이 아니라 「현재 발생하고 있는 어떤일이다」는 새로운 정의가 내려진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한게 바로 「최초의 지구촌 방송」 CNN이다.

CNN은 올해 세계 1백50여개국에 사는 수억의 시청자를 격변하는 세계사의 산증인으로 만들었으며 테드 터너 CNN사장은 그 공로로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의해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CNN의 신화를 이룩한 터너의 삶은 적절한 찬스포착으로 이어진 「깜짝쇼」 그 자체였다.

「돌대가리 같은 행위」로 조롱당했던 그의 MGM영화사 매입(86년)이 이제는 「일본인들도 부러워할 유리한 매매계약」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76년 그가 구단주가 될 당시 꼴찌를 맴돌던 아틀랜타 브레이브스팀은 이제 메이저리그의 강자로 부상했고 월드시리즈의 우승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의 인생파노라마를 가장 극적으로 만든 것은 역시 CNN의 설립. 한때 낮은 급료와 아마추어 티를 벗지못한 보도때문에 「닭고기 국수집」(Chicken Noodle Network)이라고 비웃음을 샀던 CNN은 지금 전무후무한 유력 영상매체로 그 부동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많은 미국인은 터너를 소란스런 브레이브스팀 응원단장이나 연상의 여배우 제인 폰다와 늦바람끝에 결혼에 골인한 돈키호테형의 기업가의 모습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측근들은 그가 항상 스스로 부여한 사선에 쫓겨 살아온 인물이라고 말한다.

『테드는 늘 그의 아버지가 비극적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뒀으며 자신도 비극적인 종말을 맞는 것을 스스로의 임무라고 믿어왔다』고 터너를 16년간이나 보좌해온 디 우드는 전한다. 또한 터너와 절친한 전 CNN중역 제임스 로디도 『그는 자신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간주해 왔다』고 말한다.

터너의 삶은 이처럼 그가 「가장 큰」 두려움으로 생각하는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려는 투쟁으로 점철돼 왔다. 몇년전만 해도 그의 측근중역들은 불경기에 직면했을때 터너가 자살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곤 했다.

터너의 주변에서는 죽음의 공포에 대한 그의 강박의식은 유년시절 엄격한 교육으로 그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친 부친 에드 터너의 비극적인 자살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에드는 그의 현재 나이와 같은 53세때 38구경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측근 일각에선 터너가 이런 배경으로 53세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었다.

그러나 터너는 지난 11월19일 정신과 전문의의 조언과 약물치료로 심리적 안정을 되찾은 가운데 그의 새 부인이 된 제인 폰다의 축복을 받으며 건재한 모습으로 성대하게 53회 생일 축하연을 가졌다.

터너가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되기까지는 아틀랜타의 정신과의사 프랭크 피트맨의 리튬을 사용한 적절한 조울증투약법이 주효했으며 제인 폰다의 정신적 내조 또한 큰 도움이 됐다.

요즈음 테드 터너와 폰다는 서로를 「영혼의 짝」으로 여기며 새생활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둘이 데이트를 시작한 직후 터너는 폰다에게 「마침내 찾은 내여자」라고 편지를 보냈고 이에 대해 폰다는 「이것이 내운명」이라고 응수했다.

이제 터너는 아버지의 자살로 인한 죽음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 자서전을 집필하기 시작하는 등 스스로의 목소리를 찾고 있다.<정리=김영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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