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낚시꾼들 일행만나 “시끌”/정장 직장인들 「인스턴트」 아침/메모판 “먼저 갑니다” “○○서 만나자” 빼곡경부·중부 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은 새벽에 바삐 떠나는 사람들로 크게 붐빈다.
수원·용인·광주·안성 등 수도권지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고속도로가 막히는 시간을 피해 새벽같이 집을 나서 만남의 광장에 들어선다. 우동이나 어묵,호박죽 등으로 아침을 때운 이들은 가판대와 자판기에서 조간신문과 커피를 뽑아들고 다시 차에 올라 출근길을 재촉한다.
새벽 낚시와 골프를 즐기려는 조사와 골퍼들에게 만남의 광장은 최고로 편리한 약속장소. 5시께 만남의 광장으로 몰려드는 이들은 대부분 각자 타고온 차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그중 한차에 골프·낚시 용구 등을 싣고 함께 고속도로에 오른다.
약속이 어긋나 미처 만나지 못한 일행이 있으면 휴게소 메모판에 「먼저 출발하니 ○○에서 만나자」 「만나지 못하고 그냥 내려간다」는 등의 짤막한 글을 남기고 서둘러 새벽길을 떠난다.
29일 경부고속도로 서울기점 2㎞에 있는 서울 만남의 광장은 새벽4시부터 어둠속에 차량들이 몰려들기 시작,5시가 되자 3백여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이 가득찼다.
주차장 곳곳에서는 어둠속에서 만난 친구들이 각자의 차에서 골프백·낚시백을 꺼내 미리 정해진 한대의 차에 옮겨 싣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차 한대를 이용하는 것은 통행료와 기름을 절약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골프장마다 넘쳐나는 차량들로 차대기가 어렵기 때문. 그래서 광장 한켠에는 이곳에 모여 함께 떠나는 이들을 위한 무료주차장이 갖추어져 있다.
또 낚시꾼들을 위해 떡밥·지렁이·받침대 등 각종 낚시용구를 파는 레저코너가 휴게실 한켠에서 24시간 문을 열고 있다.
만남의 광장 관리업체인 한도산업(주) 신효원대리(32)는 『최근 고속도로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진입을 제한하면서 차들이 잘 빠져 이전보다 30분가량 늦은 상오6시30분까지 새벽손님이 계속 찾아온다』고 말했다.
중부고속도로 서울기점 2㎞에 있는 동서울 만남의 광장 역시 새벽4시께부터 차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6시께 피크를 이뤘다.
광주·이천등지의 일터로 떠나는 정장차림의 직장인들이 휴게소에서 서둘러 식사를 하는가 하면 화려한 스키복을 입은 젊은이들이 어둠속의 광장을 누볐다.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골퍼·낚시꾼들의 긴요한 집합장소다. 주창장의 차안에는 약속한 일행을 기다리며 짧은 잠을 청하는 모습도 여럿 보였다.
어느 개인회사의 납품담당 직원인 송윤갑씨(34)는 하루걸러 새벽마다 만남의 광장을 찾는 단골손님이다. 『지방에 납품을 한뒤 그날로 서울에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새벽부터 서두를 수 밖에 없다』는 송씨는 『도심 교통체증과 출근시간대의 고속도로 정체를 피하기 위해 새벽6시전에 이곳에 들러 간단한 요기를 한뒤 톨게이트를 빠져 나간다』고 말했다.
골프를 치러 가는 박모씨(37)는 『모실 손님들을 위해 차를 혼자 몰기로 하고 이곳에 모이도록 연락을 했다』며 약속시간이 늦어지는듯 연신 시계를 쳐다봤다.
강원 정선에서 공중보건의로 일하는 장은수씨(27)는 한달에 2∼3번 서울집을 찾는데 상오9시 출근시간에 맞추기 위해 5시께 집을 나섰다. 장씨는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우동으로 시장기를 면한뒤 커피 한잔을 뽑아들고는 차에 올라탔다.
지난 2월부터 이곳 휴게소에서 일해온 김선자양(21)은 『잠이 덜깨 무척 피곤하지만 새벽부터 일하러가는 손님들에게는 말 한마디라도 친절하게 해주려 애쓴다』고 말했다.<홍희곤기자>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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