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상오7시30분 서울 서초구 반포4동 109의2 남산감리교회 지하 예배실에선 신미년을 마감하는 사랑의 쌀나누기 운동 조찬기도회가 열렸다.몰아닥친 한파와 기습폭설로 길이 얼어 직장인들의 지각사태가 속출한 이날 아침에도 한경직목사 이한빈장로 등 백발이 성성한 교계원로 30여명은 1초도 어김없이 예배실을 가득 채웠다.
사랑의 쌀나누기 운동이 태동하던 90년 2월17일이후 매주 토요일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의 성공을 기원해온 기도회는 이날도 『많은 돈이 있어도,명예·지식이 있어도 이웃사랑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는 운동주제가로 시작됐다.
썰렁한 한기속에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아 얼마전 캄보디아에 쌀 5백톤을 전달하고 돌아온 이윤구 한국선명회장의 보고를 경청하며 참석자들은 아이들처럼 환성을 지르다 눈물을 글썽였다.
1시간동 예배를 올린뒤 1층 친교실로 옮겨 군대식 식팜에 담긴 쌀밥과 김치 멸치조림 취나물 등 소찬으로 식사를 하며 이들은 또다시 감사기도를 드렸다.
일류 호텔에서 자주 열리는 조찬기도회와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조찬이지만 식탁엔 평화와 기쁨이 넘쳤다.
쌀 한톨 김치 한쪽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운뒤 한담이 오가는 사이 10여명의 쌀나누기 운동 실행위원회 상임위원은 2층 당회장실에서 이한빈위원장의 사회로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올해말까지 접수된 성금과 사용내역 잔액 등이 1원 단위까지 보고되고 새해 운동방향의 원칙이 논의됐다. 「쌀 나누기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는 만장일치의 대전제하에 냉정한 비판이 2시간 가까이 오간뒤 조용하고 깨끗한 운동철학의 강화로 의견이 모아졌다.
선거의 해임을 고려,지나친 홍보활동을 자제하고 운동자금의 낭비를 막기위해 인건비 사무실 사용료 등을 줄이는 방안 등도 제시됐다.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이 사랑나누기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이용당할 소지도 철저히 경계하기로 결론을 낸뒤 원로들은 흰눈이 소담하게 덮인 교회문을 나섰다.<신윤석기자>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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