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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생 외아들 유괴 피살/의정부서/범행직후 목졸라 야산 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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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생 외아들 유괴 피살/의정부서/범행직후 목졸라 야산 암장

입력
1991.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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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앞서 “약수터 가자” 꾀어/7백만원 요구… 20대 범인 검거【의정부=송원영·김광덕기자】 국민학교 어린이가 또 유괴 살해 당했다. 어린이를 야산 약수터로 유인,돈을 요구하려던 범인은 살려달라고 발버둥치는 어린이를 무참히 목졸라 살해하고 암매장한뒤 협박전화를 걸다 범행하루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28일 의정부시 의정부4동 15의 385 최종명씨(56) 집에 세든 김광래씨(44·공원)의 외아들 동준군(10·의정부 배영국교 3)을 유괴 살해한 이두견(24·무직·의정부시 가릉동 15의 314)을 검거,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이의 자백에 따라 동준군의 집에서 1㎞떨어진 녹양동 천보산 기슭에서 동준군의 시체를 발굴했다.

▷범행◁

범인 이는 지난 27일 하오5시39분께 의정부4동 동준군의 집 부근 영오락실앞 길에서 만난 동준군을 『약수터에 놀러가자』며 유인했다.

이는 동준군과 함께 1㎞가량 떨어진 천보산 기슭 약수터로 가서 약수를 마신뒤 이곳에서 2백여m 떨어진 산속으로 동준군을 끌고가 하오6시께 주먹으로 얼굴을 때려 쓰러뜨린뒤 손으로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범인 이는 숨진 동준군을 인근의 흙구덩이로 옮긴뒤 흙으로 덮어 높고 시내로 돌아왔다.

이는 이에 앞선 지난 23일 국민은행 의정부지점에 김기호라는 가명으로 1천원을 예금,거래구좌를 터놓고 김군 가족을 협박해 돈을 입금시킬 준비를 했다.

동준군을 약수터로 데려가면서 집 전화번호를 알아낸 범인 이는 이날 하오7시15분께 동준군 집으로 전화를 걸어 『동준이를 데리고 있는 사람이다. 내일 오전 10시까지 현금 7백만원을 준비해 놓고 기다려라』고 말한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어 이는 5분후인 7시20분께 다시 전화를 걸어 동준군의 어머니 송인자씨(36)가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데 7백만원이 어디 있겠느냐. 동준이를 돌려달라』고 애원하자 『나는 심부름을 하는 사람일뿐』이라며 전화를 끊은뒤 28일 낮12시8분께 전화를 걸어 다시 돈을 요구했다.

이때 경찰에 유괴사실을 신고한뒤 범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올 경우 최대한 시간을 끌라는 경찰의 부탁을 받은 송씨가 『돈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동준이를 제발 돌려달라』고 대답하자 범인은 『다시 전화를 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검거◁

신고를 받은 경찰은 김씨 집 전화기에 녹취장치를 설치하는 한편 시내 5백56개 공중전화 부스 주변에 형사 70여명을 잠복시켰다.

경찰은 이날 낮12시8분께 의정부1동 그랜드호텔 앞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를 건뒤 불안해하는 범인 이씨를 불신검문,연행했다.

이는 연행후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다 상의 안주머니에 갖고 있던 국민은행 의정부 지점 예금통장과 타인명의의 나무도장이 발견되자 추궁끝에 범행일체를 자백했다.

▷시체발굴◁

범인 이를 검거한 경찰은 이날 하오4시께 의정부시 녹양동 천보산(속칭 빡빡산) 기슭 시체 유기장소로 범인 이와 함께 두께 3㎝가량의 흙으로 덮여 있던 동준군의 시체를 찾아 발굴했다.

시체로 발견된 동준군은 지난 27일 전산학원에 갈대 검은색 바지와 빨강색 점퍼 차림으로 얼굴을 땅으로 항한채 두팔을 가지런히 모으고 누운 자세로 숨져 있었다.

동준군의 목에는 범인 이가 목을 조를때 생긴 손톱자국이 선명하게 있었으며 안면에도 범인의 주먹에 맞은듯한 피멍이 있었다.

▷동준군 주변◁

동준군의 아버지는 경기 양주군 회선읍 덕계리 S섬유에서 공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어머니 송씨도 집근처 봉제공장에서 재봉일을 하며 월 10만원씩을 받아왔다.

김씨 부부는 최씨(56) 집 방1칸을 보증금 1백만원 월세 10만원에서 세내 살고 있는 어려운 형편이다.

동준군은 부모들이 맞벌이를 하면서 집을 비워 방과후에는 전자오락실 등에서 친구들과 어울렸다.

▷범인 주변◁

이는 전세금 1천2백만원짜리 지하방 두칸에서 형(28·공원)부부,할머니(89),어머니(50),여동생(22) 등 5식구,동거녀 김모양(22)과 함께 살아오다 지난 20일 김양이 『전세금 7백만원을 구해 따로 방을 얻어 나자가』고 말해 범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85년 의정부 U공고 야간부 2년을 중퇴한뒤 중국음식 배달원·의류공장 공원 등으로 전전하다 지난 12일 의정부 U실업에서 해고됐다.

이는 『동준이가 체격이 좋은데다 잘사는 집 아이처럼 보여 유괴했다』며 『그러나 유괴한뒤 돈을 받을때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숨겨 데리고 있을 장소가 없어 바로 살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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