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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체제 국가붕괴 초래할까 우려”/고르비 사임연설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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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체제 국가붕괴 초래할까 우려”/고르비 사임연설 요지

입력
1991.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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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개혁이후 자유신장 큰 성과/「소해체정책」 불만 크나 협력할 것”【모스크바 타스=연합】 다음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사임 연설이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국가공동체 창설과 관련한 정국상황에 따라 저는 소연방 대통령으로서의 활동을 마칩니다.

저는 지금까지 인민의 독립과 자결권,각 공화국들의 주권을 위해 굳게 일해 왔습니다.

상황은 그러나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어 왔습니다. 저는 나라를 해체,분열시키는 정책에 동의할 수 없으나 이같은 상황이 주된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알마아타 회담과 그 자리에서 내려진 결정 이후에도 저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덧붙여 그같은 결정은 인민의 뜻을 묻는 국민투표를 통해 채택됐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알마아타 합의가 진정한 사회적 동의를 이끌어내고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며 개혁과정을 용이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 능력이 닿는 한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들께 마지막으로 연설을 하는 이 자리에서 저는 지난 85년이래 우리가 걸어온 길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제가 이 나라의 지도자직을 넘겨받은 운명의 길로 들어섰을때 이미 이 나라가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사회가 명령복종 체계와 관료주의 체제 아래 질식당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념에 봉사하고 군비경쟁의 무거운 부담을 지고 있는 이 나라는 더이상 버텨낼 수 없는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전면적이고도 급진적인 변화가 있어야 했습니다.

단순히 「통치」하기만 해온 공산당 서기장이라는 자리가 주는 이점을 이용하지 않은데 대해 제가 결코 후회하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저는 소련과 같은 사회에서 광범한 개혁조치를 도입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심지어는 위험스럽기까지한 작업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다른 대안이 없었습니다.

나라를 쇄신하고 세계사회를 급변시키는 과정은 예상보다도 훨씬 복잡한 것이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그러나 그간의 성과는 정당히 평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소련사회는 정치적으로나 정신적 양면에서 다같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이 점은 아직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또 이같은 자유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깨달음도 없는 상태이기는 하나 가장 중요한 성과인 것입니다.

모든 변화는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했으며 크나큰 긴장을 유발했습니다.

우리가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구체제는 새로운 체제가 가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붕괴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위기는 더욱 악화됐습니다.

저는 현 상황에 대한 여러분의 불만은 물론 전반적 권위체계와 저 자신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잘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거대하고 많은 과거의 유산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급속한 개혁을 추진하는 작업이 고통없이 수월하게 이뤄질수는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난 8월의 쿠데타사건은 바로 이같은 위기의 정점이었습니다. 위기중에서 가장 파멸적 위기는 국가의 붕괴입니다. 오늘 저는 우리 인민들이 대국의 시민권을 잃어가고 있는데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결과는 우리 모두에게 극히 심각한 것입니다.

저는 과거 수년간의 민주적 성과들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몹시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나 이유 아래서도 이들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이에 우려뿐 아니라 인민 여러분들의 지혜와 의지에 대한 희망과 확신을 함께 지닌채 대통령직을 물러납니다. 우리는 위대한 문화의 계승자로서 인민 하나 하나가 이를 새롭고 가치있는 삶으로 되살릴 책임이 있습니다.

저는 올바르고 좋은 기치를 위해 그간 제편에 서서 함께해준 모든 분들께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공동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우리 인민들이 번영된 민주사회에서 살게될 날이 조만간 도래하리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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