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할일없다” 쐐기불구 조정역 맡을듯소 연방의 해체라는 대세에 밀려난 고르바초프가 과연 연금생활자로 전락할지 아니면 소련정계에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게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르바초는 사임 직전에 가진 인터뷰에서 『새 체제인 독립국가 공동체가 살아남아 제대로 기능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해 정계은퇴가능성을 배제했다.
고르바초프의 거취에 가장 민감한 이해관계가 걸린 사람은 바로 엘친 러시아공 대통령. 옐친은 기회있을 때마다 고르바초프의 정치적 역할이 다했음을 주장했다. 중앙정부를 철저히 배제하는 독립국가 공동체에 있어 고르바초프의 존재는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옐친은 『새 체제에서 고르바초프의 자리는 없다. 그에게 어떤 자리를 제의하는 것은 결례일뿐』이라며 고르바초프의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아직 할일이 남아있다는 사실에는 대부분의 정치분석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고르바초프에게 중앙정부가 없는 「공동체」내에서 각 공화국 사이의 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이 주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국제관게에서 쌓은 고르바초프의 지명도와 친분때문에 그가 「공동체」의 대외관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소련 언론들은 고르바초프가 지난 8월 쿠데타 직후 설립한 일명 「고르바초프 재단」(사회정치 연구재단)의 이사장직을 맡게된다고 보도했다. 이 재단은 고르바초프가 지난 8월의 쿠데타 이후 자신을 배반한 크렘린바깥에 정보망을 구축하기 위해 설립한 것으로 외곽정치단체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재단에는 또 국제적인 정치지도자들과 함께 노태우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 등도 참여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고르바초프가 옐친이 보강한 월 4천루블(실세환율로 약 40달러)의 연금생활에 머무르지만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송병승기자>송병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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