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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했던 시골길이 공포의 도로로/광주 퇴촌면 5천명 대책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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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했던 시골길이 공포의 도로로/광주 퇴촌면 5천명 대책호소

입력
1991.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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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재트럭들 “살인” 질주/인근 5개업체서 하루 2천회/과속… 과적… 추월/주민들 개울·두렁길로 피해다녀【광주=김광덕기자】 골재운반트럭이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15∼21.5톤 규모의 대형 트럭들이 하루 1천8백여회나 폭 6m의 비좁은 왕복 2차선 도로를 살인적인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아예없는 시골도로는 주민들이 트럭을 피해 다니다보니 어느새 트럭전용 도로로 변해버렸다.

경기 광주군 퇴촌면 도수리 영동리 도마리 광동리 17개 부락 5천여명의 주민과 학생들은 길대신 개울을 건너고 논두렁 밭두렁을 지나 다니곤 한다. 학교다니기가 무서운 도수국교,광주중의 학생 5백여명중에는 이사를 가자고 부모에게 조르는 경우도 많다.

시골버스나 일부 승용차가 다니던 곳이 달리는 흉기에 의해 공포의 도로로 변한것은 지난해 8월부터. 퇴촌면 도수리 산39의10에서 대산개발이 골재생산을 하면서 30여대의 트럭이 하루 2백여차례 왕래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8월께부터는 이 지역에서 가까운 양평군 강하면 남한강 일대에 삼표골재 등 골재생산업체가 4개나 더 들어서 골재트럭 2백여대가 하루 6∼7차례씩 분당 성남 광주 서울 등지의 레미콘생산업체를 왕복하자 주민들이 집단항의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차량은 과적을 한채 제한속도 50㎞를 무시,과속·추월·중앙선 침범을 하기 일쑤이며 건축철에는 밤낮없이 다녀 주민들이 먼지·소음 때문에 빨래는 내다널지 못하거나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도마리 앞길에서 부인과 함께 승용차를 몰고 가던 민경덕씨(45·사업·서울 강남구 개포동)가 중앙선을 넘어온 골재트럭과 충돌,그 자리에서 숨졌다. 트럭에 의한 교통사고는 지난해 4건에서 올해 11건으로 늘어났는데 주민들은 인명피해가 그리 많지않은 것은 아예 트럭옆을 지나다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골재트럭 문제가 심각해지자 주민대표 42명은 지난 4일 골재수송차량 대책위원회를 구성,지난 17일 1천2백42명의 서명을 받아 경기지방경찰청에 탄원서를 냈다.

광동리 주민 50여명은 지난 20일 상오10시40분께부터 마을앞 도로에서 골재트럭의 통행을 막고 3시간여 동안 항의농성도 했다.

대책위 정만수위원장(37·농업·퇴촌면 도수리 86의2)은 『주민들의 생존이 달린 길을 과속질주하는 운전사들도 문제지만 도로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골재채취 허가를 내준것이 잘못』이라며 우회도로 개설 등 대책을 요구했다.

(주)삼표골재 강하사업소의 백병준소장(44)은 『골재채취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주민들을 위해 먼지방지용 물차를 운용하고 과속금지·경적사용 자제 등을 수시로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럭 대부분이 골재채취회사 소속이 아닌 화물차회사나 지입차주들의 소유여서 안전이 무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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