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타계한 경기도 살풀이의 명인 김숙자씨는 호남류 살풀이의 일인자 이매방씨와 함께 우리 무속무용의 맥을 이어온 춤꾼이다.경기 안성 세습무가의 7남매중 다섯째로 태어난 그는 6살때부터 화성 재인청과 안성 신청 출신인 선친 김덕순씨로부터 판소리와 기본춤,그리고 무속춤을 두루 익히며 성장했다.
단정하게 빗어내린 쪽진 머리에 허리를 동여맨 흰 치마저고리,두발이 넘는 긴 명주수건을 목에 두르고 살풀이 춤을 추는 그의 자태는 서민들의 한을 토로하는 혼이 깃든 듯하다는 찬사를 받아왔다.
김씨는 60년간 춤을 춰오면서도 지난해 10월에야 비로소 경기도 살풀이가 중요무형문화재 97호로 지정돼 춤꾼으로서의 한을 풀었다. 선친의 손에 이끌려 전국의 사찰을 떠돌며 춤을 익힌 김씨는 17세때 수원권번 조진영선생에게 육자배기와 춤을 사사한 외에는 줄곧 선친의 영향을 받았다. 62년 창무극 「이순신」으로 문공부주최 종합예술제 신인경영대회 대상을 차지한바 있으나 그를 따라다닌 가난때문에 76년에야 비로소 정병호·심우성씨의 도움으로 첫 개인발표회를 가졌다.
심장마비로 요절한 부군 권종환씨와의 사이에 외동딸 운선씨가 있으며79년 한국무속예술보존회를 창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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