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내년 12월에 다같이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물론 두나라의 정치문화와 제도가 엄청나게 다르기는 해도 대통령 선거에 대한 접근이 그처럼 다를 수가 없다. ◆공화·민주당이 자당후보를 경선으로 뽑는 미국은 오는 2월 뉴햄프셔주 예비선거를 시발로 대통령선거전의 마라톤이 시작된다. 7월이면 양당의 후보가 예비선거 결과에 따라 결정되고 이어 양당후보간의 본격적인 대결이 벌어진다. 우리나라는 민자당 후보가 누구인가가 관심의 초점인데 아직은 귀신도 모른다는 것. 우리의 후보선정 방식은 지극히 비민주적이다. ◆미국은 선거쟁점이 극명하게 부각돼 격론이 벌이지고 있다. 「미국 제1주의」의 타당성 여부가 바로 그것이다. 이 문제는 미국의 위협적인 적으로서의 소련이 소멸된데다가 경제적으로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국내외의 여건때문에 제기됐고 또한 이 때문에 여론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미국 제1주의」는 간단히 말해 정책의 우선을 미국의 자국이익에 두자는 것. 이에비해 우리의 쟁점은 분명치 않다. ▲바꿔 말하면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쟁점의 대결인데 한국의 대통령 선거는 지방색이 주도적이다. 전자는 누가 현재의 난국을 국복하는데 가장 적절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가리는 선거이고 후자는 우리지역 출신에게 무조건 표를 찍는 전근대적 선거다. 미국에서는 『내가 왜 대통령이 돼야하는가』에 설득력 있는 답변을 해야한다. 그래서 비전과 기록이 중시된다. ◆미국과 한국은 지금 경제난국 타결이 최대의 현안이다. 부시 대통령은 걸프전의 승리,초강대국 소련의 증발 등 외교에서는 괄목할만한 기록을 세웠으나 경제에서는 불황의 지속등 낙제점이다. 한국의 노태우대통령의 경우도 외교성공,경제실패로 부시 대통령과 유사하다. 차이는 경제의 쟁점화 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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