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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기기 국산화는 뒷전/산업연,정부에 대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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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기기 국산화는 뒷전/산업연,정부에 대책 촉구

입력
1991.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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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업권 혈안… 정부도 방치/1천만대 수요 수입으로 메울판오는 2천년 1천만대의 국내수요가 예상되는 이동통신 기기의 국내개발 및 생산이 정부와 업계의 시급한 과제로 부각됐다. 지난 84년부터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차량전화 휴대용전화 무선호출기(일명 삐삐) 등 이동통신의 국내보급은 매년 평균 1백% 이상 급증하고 있으나 정부와 업계는 이들 관련기기의 국산화는 뒷전으로 미룬채 늘어나는 수요를 거의 대부분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특히 선경·포철·쌍용·동부·코오롱 등 국내 재벌그룹들은 기기의 개발보다는 이를 운영하는 제2이동통신의 주사업권 확보에만 급급,이동통신기기의 수입홍수를 방관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산업연구원은 20일 이동통신산업의 육성방안이라는 주제의 정책협의회를 갖고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과 기기제조기술 확보를 연계하고 관련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국내시장 보호책을 마련하는 등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개발의지가 시급하다고 지적,이를 정부에 공식건의했다.

이동통신은 차량전화 휴대용전화 삐삐 열차전화 선박전화 항공전화기 등 이동중에 이루어지는 무선통신. 이중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동통신은 차량전화와 휴대용전화 및 삐삐로 지난 84년 국내수요는 1만7천대에 불과했으나 올 10월말을 기준으로 총 1백3만대에 달하고 있다. 매년 평균 90% 이상 늘어난 셈.

특히 지난 88년부터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한 휴대용 전화기는 매년 4백%씩 늘어나 올 10월말 현재 10만대에 이르고 있다.

이동통신의 수요는 매년 엄청난 속도로 증가,오는 2천년에는 휴대용전화기 6백만대,삐삐 4백50만대 등 총 1천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이동통신기기 산업은 극히 초보적인 수준이다. 삼성전자·금성정밀·현대전자 등 국내 메이커들은 단말기 등 기기의 개발과 생산보다는 손쉬운 수입판매를 택하고 있다. 지난해 이동통신용 전화기의 수입은 5만7천대로 전년 동기대비 2.3배나 늘어난 반면 수출은 같은 기간중 19.1% 증가에 그쳤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일본 도시바의 신모델을 OEM(주문자상표부착) 형식으로 수입판매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도시바와 기술제휴를 맺고 새로운 모델의 개발,시판에 들어갔으나 실제로는 수입부품의 조립제품. 현대전자도 일본 후지쓰로부터 OEM수입판매하고 있고 금성통신은 일본 NEC에서 OEM수입판매중이다. 금성통신은 최근 자체 설계로 소형 휴대용전화기를 개발했으나 이 역시 부품은 전량수입하고 있다.

결국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산 휴대용전화기는 상표만 국산이지 사실상 대부분 수입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주요 단말기부품의 수입의존도는 휴대용전화기의 경우 거의 1백%에 달하고 있고 차량전화는 60∼70%,삐삐는 50∼70%에 이르고 있는 실정.

이같은 결과는 선진국의 기술이전 기피가 큰 원인이 되고있으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기기의 공급대책도 없이 서비스수요만 늘린데다 정부부처간 역할분담이 정립되지 않아 일관성있는 이동통신산업의 육성시책을 펴지 못한데서 찾아야 한다. 정부는 특히 최근들어 업체간 첨예하게 대립돼있는 제2이동통신 서비스사업자 선정에만 관심을 쏟으면서 기기분야는 등한시 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제라도 서비스 확대와 기기산업발전의 균형을 도모하고 소재 및 부품개발을 위한 자금지원과 주요부품의 표준화작업을 서두르고 업계는 기술협력체제 구축 등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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