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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쌀시장 열러간다”/부시순방 진짜 목적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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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쌀시장 열러간다”/부시순방 진짜 목적은 뭔가

입력
1991.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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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개방압력으로 미경제회복 노려/우호는 뒷전… 국내인기만회 위해 안간힘【워싱턴=정일화특파원】 내년초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의 아시아순방 목적이 「무역여행」으로 굳어지고 있다.

19일 부시 대통령은 구백악관 회의실에 내외기자 2백여명이 꽉찬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여행은 미국인의 직장창출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거듭 명백히 했다.

그는 회견서두에서 『우리의 임무는 모든 미국인을 위해 직장을 창출하고 번영을 되찾기 위해 가차없는 노력을 추구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나들이에 흔히 의례적으로 따라붙는 우방간의 우호다짐이나 안보유대 강화같은 어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부시 대통령이 「무역외교순방」을 강력히 앞세우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는 국내 경제문제가 급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원래 11월초 아시아순방에 나서려 했었으나 미국경제가 계속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가 부시의 최측근의 한사람인 손버그 전 법무장관이 어이없이 민주당의 한 무명 후보에게 패배해 도저히 자리를 뜰 수 없게 됐기 때문이었다. 『이런 판국에 돼 아시아는 가려하나』는 비난이 있었다.

그러나 탈냉전시대를 정리한다는 입장이외에 실제로 내국경제 문제의 일부를 아시아 시장개방으로 풀 수 있으리라는 전망 아래 연말연시를 통해 아시아순방을 나서게 된것이다.

아시아 순방에 관한 기자회견을 갖기 바로 하루전날 마침 중대한 경제뉴스들이 터져 나왔었다. 부시 대통령이 60만개의 직장창출을 목표로 1천5백10억달러짜리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막 서명하고 텍사스주 현장서 공사개시 테이프를 끊고 있던 그 시간에 미국이 최대기업의 하나인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는 21개 조립공장을 폐쇄하고 7만4천명의 직원을 감원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전국에서 『경제침체가 정말 깊구나』하는 한숨이 나오는듯 했다.

앨런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이사장은 또한 이날 하원 세입세출위서 증언하는 가운데 미국경제는 침체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한채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진단했다. 일시적 세금감면 조치나 세금반환 조처 등으로는 치유가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에따라 미국언론은 테네코,IBM,맥도널 더글러스 등 굵직한 기업들의 감원 조치를 연이어 보도했고 어쩌면 지난 4일 공중분해된 팬암항공과 같은 비극이 더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아시아순방이 미국 경제문제 타결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게 됐던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그의 순방에 동행할 3대 자동차 회사 회장을 비롯해 저명한 15개 그룹사 대표들과 무역외교 내용에 관한 회담을 가졌는데 여기선 농산물시장 개방을 둘러싼 우루과이 라운드의 성사문제,그리고 일본 자동차시장 개방문제가 집중토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루과이라운드에 관해 한국·일본이 쌀시장개방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으나 이번 여행중 이런 완고한 고집을 깨고 보다 자유스럽고 공정한 무역을 하게하는 기반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부시 대통령과의 무역순방 외교 문제를 토의하고 나온 리 아이아코가,그린버거(AIG 그룹회장),덱스터 베이커(제조업자 협의회장) 등은 따로 기자회견을 갖고 이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현재 확실히 불공평·불평등하게 돼 있는 일본의 시장개방 제한조치에 대해 『확고하고도 공정한 조치를 취하도록 일본 정부에 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인들은 말은 쉽게하나 행동은 안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에게 일본의 확고한 행동을 요구하라고 건의했다.

한국문제서는 북한의 핵무기개발 계획이 일단 한미정상회담의 주요내용이 될게 확실하며 쌀시장개방을 비롯한 우루과이라운드,자동차 시장 개방 등도 성당히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아시아순방 목적을 무역외교라고 유권자들에게 설명하는데는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이번 순방이 과연 그의 인기를 기대만큼 더 높여 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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