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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국회여 사라지라!(장명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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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국회여 사라지라!(장명수칼럼)

입력
1991.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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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국회는 날치기와 폭력과 욕설이 난무하는 추악한 난장판으로 마지막 정기국회의 막을 내렸다. 국회의장이 동료의원과 그 보좌관들에게 쫓겨다니며 봉변을 당하는 장면을 TV에서 지켜볼때 많은 국민들은 『국회여 제발 지구를 떠나다오!』라고 외치고 싶었을 것이다.13대국회의 「저질성」은 이미 88년 출범초기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5공비리·광주민주화운동·언론통폐합을 파헤치는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맹활약하고 있을 때,국민들은 십년 체증이 한꺼번에 뚫리는 시원함속에 새세상이 왔음을 실감했지만,과연 저 국회의원들이 새시대의 정치를 이끌어갈 재목들인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않았다.

그당시 여소야대의 4개정당에서 대표선수로 뽑아내놓은 질문자들중에는 자질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많았고,증인을 죄인다루듯하는 위압적이고 폭력적인 자세는 5공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온국민이 밤새워 TV생중계를 지켜보던 그 혁명적 분위기 속에서 개선장군처럼 등등한 새 국회의원들에게 품었던 국민의 우려는 적중했고,13대국회는 마지막 정기국회에서까지 자기수준을 뛰어넘지 못했다.

여당도 야당도 상대방 잘못이 더 크다고 떠들고 있지만,국회는 이미 비웃음의 대상으로 전락했고,국민은 누구의 말에도 귀기울일 심정이 아니다. 3당합당으로 의석을 합친 여당은 마치 그 많은 의석을 선거에서 얻은 여당인것처럼 오만해졌고,야당은 대안으로 국민을 설득하는 대신 극한투쟁만 일삼고 있으니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제 극한점에 이른 인내심으로 13대국회를 시원하게 떠나보내면서 「새술은 새부대에」라는 기대로 14대국회에 대비해야 한다. 꿈에 볼까 무서운 13대국회의원 같은 사람들을 다시는 뽑지말자고 결심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유권자가 썩었다고 탓하고,유권자들은 정치인이 썩었다고 탓하는 악순환을 유권자가 먼저 끊어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시정잡배 수준으로 싸우는 지겨운 광경을 40년이나 보고도 결심하지 않는 국민은 민주주의 할 자격이 없다.

여야 의원들은 서로 상대방 의원들에게 얻어맞았다고 주장하며 사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국회의장은 국회운영이 파행으로 끝난데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는데 이 시점에서의 사표가 무슨 의미가 있는 정치행위인지 의심스럽다. 제발 부끄러운 싸움을 그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떠날 준비나 하기 바란다.<편집국 국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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