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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과 「노출기피증」/실기시험 연기 “쉬쉬”(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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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과 「노출기피증」/실기시험 연기 “쉬쉬”(등대)

입력
1991.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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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학년도 대입시 예체능계 실기고사가 실시된 19일 아침부터 이화여대 무용과 주변에는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려 시험시작을 기다렸다.딴곳을 제쳐두고 유독 이 학과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얼마전 세상을 발칵 뒤집었던 입시부정사건이 터졌기 때문.

그러나 상오9시부터 음악·미술계 시험은 시작됐으나 무용과 실기고사는 치러지지 않았다.

평소 유난히 학사업무 전반 취재에 폐쇄적인 입장을 보였던 이화여대에서 유일한 창구노릇을 해온 기획처는 기자들의 문의를 받고서야 놀라 주무부서인 학무처에 연락,연기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이 학교는 지난 16일 예비소집일에 무용과 지원학생들에게 실기고사가 23,24양일간으로 연기됨을 통보했으나 이같은 사실을 해당과와 부서외에는 알지못했다.

연기사유에 대한 학무처의 답변은 『채점을 해줄 외부교수들을 미처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간단하게 밝혔다. 거듭된 질문에 이들은 『무용과 3교수가 구속된 이후 경황이 없어 다른대학 교수들과 분명한 약속을 하지 못했다』고 궁색한 설명을 부연한 뒤 입을 닫았다. 홍정희·육완순·김매자교수가 모두 구속되는 바람에 유일하게 남은 주모교수와 체육과 교수 1명외에 필요한 심사위원 4명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화여대가 심사교수를 구하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소문은 간간이 들렸었다. 『공연히 골치아픈 대학일을 맡았다가 학부모나 학생들로부터 곱지않은 눈길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교수들이 심사위원을 맡지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무용과 입시부정사건이 이화여대 건학이후 최대의 수치라는 어려운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옆에서 무엇을 하는지 조차 모를 정도의 폐쇄성은 아무래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학교일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으냐』고 취재 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겨온 기획처 관계자들도 이날만은 『면목이 없다』는 말만을 되풀이했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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