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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좋던 옛날』/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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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좋던 옛날』/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1.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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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그 좋았던 옛날』에 대한 향수가 있다. 대아인 국민에게도 있다. 현실에 대한 불만과 좌절이 클때 『그 옛날』은 사실 이상 아름답게 윤색된다. 흔히들 『3공때가 좋았어』 『박 대통령 같으면 그렇게 안했을거야』라는 말을 한다. 3공이나 고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예찬」의 소리는 6공에 대한 기대상실이 클수록 커진다. 사실 3공과 박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 되지 않은 것이다.3공때도 한해한해가 「문제의 해」였다.

70년대 초반에는 「석유의 위기」,「식량의 위기」같은 세계적인 공전의 경제적 대파란을 겪지 않았던가. 지나고보니 감미로운 추억이됐지마는 당해연도인 73,74년은 국민경제가 언제 난파할지 모르는 대위기의 시기였다. 하나 안전판이 있었다면 박 대통령의 강력한 러디십과 경제팀의 뛰어난 팀워크. 그 당시의 팀장은 남진우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경제정책의 슬로건은 『수출 1백억달러,1인당 국민소득 1천달러』 결국은 정부,기업,가계 등 각 경제주체들이 한덩어리가 되어 난관을 돌파하게 됐고 곧이어 오일 달러를 쫓아 중동에 진출,새로운 도악의 기폭을 창출했다. 지금은 안팎으로 전혀 상황이 달라졌다.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여건이 달라졌다. 민주화에 따라 권력은 상대적으로 분화됐고,경제는 규모의 확대에 따라 기업도 급신장,다양화됐고 사회는 투기 등 불로소득의 증폭으로 전통적 가치관을 상실,땅의 기피와 과소비현상이 만연됐다. 역설적일지 모르지마는 국가 체제가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할수록 강한 리더십과 정치적 비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한국은 낭비해도 괜찮을 만치 국력의 여유가 없다. 국가적 현안에 재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돼야 하는 것은 말할것도 없다. 현재 최대경제 현안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의한 국제수지의 개선이다. 정부는 진력한다. 그러나 설득력 있는 카드가 없다.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경제기획원과 상공부가 「제조업경쟁력 강화대책」 추진상황에 대해 보고를 했다. 노태우대통령은 해당각료별로 지시,부총리에 대해서 『내년도에 국제수지 적자 축소와 임금안정 대책이 중요하니 부총리가 부처간에 이견이 있으면 책을 지고 조정,연내 마무리를 짓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재무부장관에 대해서는 『자금의 흐름문제가 아직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했다. 내년에는 4대 선거가 있으므로 돈의 흐름이 왜곡되지 않도록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돈이 제조업에 흘러들어가도록 하라』고 했다.

또 상공부장관에게 『대일역조가 73억달러다. 해결노력이 미흡하다. 대일역조 개선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보고하라』고 했고 동자부장관에 대해서는 『에너지 소비증가가 연10내지 15%다. 일본과 미국은 각각 4%,0.2%에 불과하다. 석유 한방울나지 않는 나라에서 너무 낭비가 많은 셈이다. 10% 에너지 소비절약 시책을 마련,시행하라』고 했다. 교육부장관에 대해서는 『기업이 공대확충 등에 1천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계획된 산업인력 육성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내년은 선진국 진입,지속적인 발전여부를 가름하는 시기다』며 『정확히 예측하고 미래비전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국민이 믿고 따라오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이런 일련의 지시들은 타당한 것이다. 그러나 사실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 수권자인 대통령 자신이다. 그것은 장관의 소임이 아니다. 대통령은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내각에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을 상대로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여론과 국력을 그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은 대통령의 할일이다.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은 2차 임기의 말년전반을 소위 이란 콘트라사건으로 무기력하게 보냈다. 그러나 그 사건을 마무리 짓는 기자회견에서 그의 비전 『위대한 미국의 재연」을 다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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