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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책임론/홍희곤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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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책임론/홍희곤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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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도 참 가지가지로 난다. 수도권 전철과 지하철은 경쟁이라도 하듯 고장·사고를 일으키더니 대학입시날인 17일에는 「까치때문에」 수도권 전철 시흥∼수원간 상·하행선 운행이 전면중단되는 말썽을 또 일으켰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애간장을 녹인 운행중단 사태는 2시간40여분 동안이나 계속됐다.철도청은 사고가 불가항력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로위를 지나는 한국 전력의 2만2천9백볼트짜리 배전선이 끊어져 밑으로 처지면서 전철 전력 공급선과 합선돼 사고가 났으며 한전의 전선이 낡은것이 근본원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전은 「까치 책임론」을 들고 나와 화살을 피하고 있다. 전선이 낡아 끊어진 것이 아니라 전선의 수하현상을 막기위해 설치된 전주의 완금(받침대)과 전선사이에 비에 젖은 까지 한마리가 날아와 합선을 일으키는 바람에 전선이 끊어졌으며 감전사한 까치의 사체까지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치상 있을 수 있는 사고지만 전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는 모두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문제는 사고가 일어났고,그 사고로 수천명의 수험생의 큰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다.

전철불통으로 수원과 서울지역 대학에 시험을 치러가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비내리는 도로에서 이러뛰고 저리뛰면서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다.

철도청의 수도권 전철을 종합안전대책이 나온지도 20일이 넘었다. 그러나 사고는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이며 선로,전선 등 노후한 설비의 보수·교체가 행해지고 있으나 한쪽을 때워 놓으면 다른쪽이 터지는 형국이다.

이번 사고의 경우도 1차 책임은 까치 또는 한전에 있지만 철도청이 사고예방을 위해 할일은 다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고입선발 고사일인 10일에도 사고가 났었다. 철도청은 대입시날과 같이 승객 수송의 안전·정시성이 특별보장돼야 할 날에 다시는 사고가 나지않게 특별대책을 세우는 봉사자세가 부족했고 사고나 난 후에도 신속 복구하는 능력 역시 미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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