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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고사 난이도 해마다 들쭉날쭉/올해는 갑자기 쉬워 “큰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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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고사 난이도 해마다 들쭉날쭉/올해는 갑자기 쉬워 “큰 혼란”

입력
1991.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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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보다는 실수 안해야”/벌써 내년 진학지도 걱정/고득점 사태 대비 동점처리 부심/상위권대92학년도 전기대입학 학력고사가 사상 유례없이 갑자기 쉽게 출제된 바람에 수험생과 학부모 진학지도교사들이 큰 혼란에 빠져 있다.

특히 일선고교와 입시전문학원에서는 88학년도부터 나름대로 유지해온 학력고사 출제패턴이 급격히 바뀌자 벌써부터 내년도 수험생 진학지도를 걱정하고 있다.

상위권대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학들도 고득점자가 한꺼번에 몰려 동점자처리 규정을 다시 만드는 등 부심하고 있다.

18일 각 대학에서 면접고사를 치른 수험생들은 대부분 면접결과가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데도 혹시 합격에 영향을 미칠것에 대비,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서울대 법대에 지원한 황상식군(20)은 『국어 영어 수학이 예상 밖으로 쉬워 지난해보다 점수를 많이 딴것 같으나 고득점자가 늘어나 걱정』이라며 『지난 1년간의 수험생활을 생각해 볼때 허탈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서울 영동고 노무용교감(49)은 『지난해 입시때는 수학이 너무 어려워 학생들간의 실력차가 학력고사 점수에 반영되지 않았는데 올해 는 너무 쉬워 만점사태가 예상되고 있어 중상위권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됐다』며 『구교과 과정에서 출제된 마지막 시험이라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문제유형에 익숙한데도 수준높은 문제가 없어 실력을 측정하는 효과가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노 교감은 또 『서술형주관식의 비중을 늘려나가겠다고 교육당국이 거듭 밝혀왔는데도 막상 학력고사에는 단어의 나열만 요구하는 문제가 상당수여서 배치고사 고득점 수험생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반포고 최정덕 학생주임(46)은 『시험의 난이도가 매년 5점 이상 차이나면 일선 진학지도에 일대 혼란이 일어난다』고 지적,『이번 입시처럼 내년에도 쉽게 출제된다는 보장이 없지않느냐』고 반문했다.

서울 구정고 3학년 김주현 주임교사(54)는 『수험생의 성적을 평가하는 학력고사는 일정한 난이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고 『난데없이 너무 쉬워져 큰 혼선을 빚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개포고 강동운교사(33)는 『이번 입시는 실력보다 실수로 당락이 판가름나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시제도 개혁을 앞둔 학생들의 불안심리를 더욱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각 대학은 고득점자 양산에 따라 동점자처리 기준과 면접점수 산정에 고심하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 지난해까지 1지망자중에서 학력고사성적과 내신성적중 학과성적을 우선해 사정을 해왔으나 올해는 동점자가 많아 질것에 대비,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서강대와 이화여대 홍익대도 18일 교수소위원회를 열어 동점자처리 문제를 논의,금명간 새 규정을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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