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젖은 까치때문… 불가항력”/한전/“한전서 새보호망 설치안해”/철도청/시흥역 합선사고… 고사장마다 지각사태92학년도 전기대 입시날인 17일 상오 수도권전철 경수선중 시흥수원구간과 안산선(금정안산)이 2시간40여분 동안 운행중단돼 수험생 학부모들이 대혼란을 겪었으나 한전과 철도청 모두 사고책임을 회피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철운행중단 사고는 상오5시54분께 경수전철구간의 시흥역구내 남쪽에서 역구내를 횡단하는 한전의 2만2천9백볼트짜리 배선전로 6가닥중 하나가 끊어져 밑에 있는 2만5천볼트 전철 전력공급선과 접촉,스파크를 일으켜 전차선 일곱가닥이 끊어져 일어났다.
이 사고에 대해 한전측은 비에 젖은 까치가 공해가 심한 지역에 설치된 전력선과 철탑의 전선받침대 사이에 접촉,스파크를 일으켜 전선이 끊어져내려 그밑의 전차선과 합선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측은 특히 조류접촉에 의한 전선단선현상은 자주 발생하는 일이 아니지만 조류의 접근을 막기위해 철탑에 설치하는 뱀모형도 큰 효과가 없는 실정이라고 사고의 불가항력성을 주장했다.
철도청은 사고구간의 전차선은 주변지역의 공해때문에 부식도가 높아 지난달 21일 발표한 수도권전철 종합안전대책에 따라 이미 새 전선으로 교체한 것이라고 밝히고 까치에 의한 사고는 인정되지만 한전측 전선의 예기치 않은 수하를 막기 위해서는 보호망을 설치했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철도청측의 전차선 긴급복구도 2시간42분이나 걸려 상오8시27분께에야 전철운행이 재개됐다.
이 사고로 서울대 농대·아주대·수원대와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경희대 수원캠퍼스 등 수원소재 대학과 서울지역 대학으로 향하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발이 묶여 지각소동이 빚어졌으며 수원역에서는 학부모 등 5백여명이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매표창구 유리를 깨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
또 수원구로구간의 각 전철역주변은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학부모들로 아수라장을 이뤘다.
수원역에는 전철에서 내린 수험생들을 위해 각 대학 스쿨버스 30대 등이 몰려있었으나 수험생들이 도착하지 않아 역주변에 주차해 있는 바람에 교통이 완전 불통됐다.
철도청은 수원에서 서울까지 디젤기관차가 견인하는 임시전동차 1편성(10량),서울에서 수원까지에도 통일호 1개 열차(12량) 등 2개 열차를 긴급 운행했다.
한편 새벽부터 비가 내리는데다 많은 학부모들이 수험생을 승용차에 태우고 나와 대학주변마다 교통혼잡으로 인해 북새통이 빚어졌다.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홍익대 등이 몰려있는 신촌로터리 부근은 각 대학이 운동장개방 방침을 바꿔 차량 진입을 금지하는 바람에 상오6시께부터 교통이 완전 마비상태가 됐다.
서울대의 경우 새벽5시께부터 사당동신림동간의 남부순환도로가 시속 10㎞ 이하로 정체현상을 빚어 일부 수험생들은 서울대입구 지하철역 부근에서 학교까지 뛰어가거나 112순찰차,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가까스로 고사장에 도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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