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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서류가방든 당일출장객 첫 손님(새벽이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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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서류가방든 당일출장객 첫 손님(새벽이 붐빈다)

입력
1991.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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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바쁜 표정 역력/기내서 기대밖 상담도/퇴근때도 같은 얼굴 자주 만나새벽의 김포공항은 전국 각지의 일터를 찾아가는 사람들로 크게 붐빈다. 이들중엔 당일로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하루 출장자들도 많다.

상오6시,어둠속에 아직 불빛이 눈부신 국내선 로비에는 서류가방 한개만든 승객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금세 1백명 이상으로 불어난 이들이 탑승수속으로 밟거나 스택코너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면서 공항은 활기를 띤다.

대부분 목적지에서 그날 해야할 일을 갖고 떠나는 기업체 직원,공무원,사업가,교수·강사인 이들에겐 여행의 설렘대신 빠듯하게 짜여진 하루일정이 머리속에 그려진다.

지난 12일 상오7시15분발 포항행 첫 비행기의 탑승수속을 하던 이종창씨(45)는 포항제철과 기계납품을 협의하기 위해 가는 길이었다.

이씨는 『승용차가 있지만 하루만에 일을 끝내고 돌아오려면 비행기를 타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과거에는 기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비행기이용을 꺼렸으나 최근엔 「당일 업무처리」를 위해 비행기 타기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공항에는 상공부 김유채 기초공업국장(48)이 광양제철소를 둘러보기 위해 황재택 사무관(35)과 함께 상오7시40분발 여수행 첫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병리학박사인 서연림씨(34·여)는 매주 금요일마다 상오9시20분 시작되는 부산 인제대에서의 강의를 위해 첫 비행기를 탄다. 13일 공항에 나온 서씨는 『새벽인데도 비행기안은 언뜻 봐도 출장길임을 알 수 있는 단정한 차림의 승객들로 꽉 차있다』며 『저녁 비행기를 타고 돌아올 때면 새벽에 만난 사람을 또 보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유공에 근무하는 이동근씨(31)는 매달 5∼6차례씩 첫 비행기로 울산에 가 일을 본뒤 다시 서울로 와 회사에 보고까지 하고 퇴근한다. 새벽 비행기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셈이다.

판매회사 영업사원인 노현구씨(42)는 『전국을 누비기 위해 한달에 10여차례씩 새벽비행기를 이용하다 보면 거래업체나 경쟁업체의 직원뿐만 아니라 중요한 상담대상도 만나게 된다』며 『공항이 의외의 결과를 얻는 상담장소가 될 때가 있다』고 귀띔했다.

김포공항 국내선은 부산·제주·포항·울산등지로 상오7시15분부터 1시간여 동안 20대가 넘는 비행기가 3∼4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공항관계자들에 의하면 새벽 승객들이 늘어나 이 시간대의 취항횟수도 꾸준히 늘어났으나 거의가 만원이다.

이들을 위해 비행기와 비행장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새벽은 더욱 바쁘다. 여승무원의 경우 상오7시 첫 비행시간에 맞추기 위해 새벽4시면 집을 나선다.

이들은 비행기 이륙 1시간30분전부터 좌석예약 상황과 주요인물이나 외국인 탑승여부를 확인한다. 이어 탑승기의 기장이 참석한 가운데 「운항브리핑」을 갖고 기종의 특성,보안 및 비상 장비의 사용법에서부터 기상상태·목적지에 대한 사전정보 등을 교환하고 안전운항을 위한 마지막 점검을 한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김숙경양(24)은 『새벽비행이 힘들지만 잦은 출장으로 낯익은 승객들과 인사를 나누다보면 뜻밖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외에도 비행기 정비사,항공사 직원,공항경찰,공항관리공단 직원 등 새벽에 뛰는 사람들로 공항은 언제나 활기차다.

김포공항의 새벽은 전국을 하루 생활권으로 묶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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