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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협상 전망(남북 새시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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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협상 전망(남북 새시대:3)

입력
1991.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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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의무 이행·남북협상 병행/서명·사찰·비핵선언 수순 유력제5차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분단 46년만에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바탕이 될 「화해·불가침·교류협력합의서」가 채택,서명되었으나 한반도 핵문제는 남북관계의 불씨로 여전히 남게 됐다.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서 합의서 채택과 핵문제를 병행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핵문제를 합의서 채택의 전제조건으로 연계하지는 않았다.

핵문제는 결국 3개항의 공동발표문에 「핵무기가 없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12월중에 판문점에서 대표접촉을 갖는다」는 항목을 포함하는 것으로 절충됐다.

미국은 합의서 채택을 환영하면서 「한반도에 핵확산의 위협을 중지시키는 조치들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논평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핵문제의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강조했다. 이는 합의서와 핵문제가 분리처리된데 대한 언급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에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의 비핵공동선언 제의는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포괄적인 방식이며 여기에 담긴 동시 시범사찰 제안은 북한의 입장을 어느정도 수용하면서도 북한이 더이상 버틸 명분의 소지를 사전에 제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말까지 북한의 순천비행장과 영변의 핵시설을,남측의 군산비행장을 포함한 군사시설 및 민간핵시설을 대칭적으로 동시사찰하자는 제안은 가장 전향적인 의지의 표명이라는 것이다.

우리측의 긴급제안에 대해 북한은 매우 당황한 것으로 보이며 검토할 시간을 필요로 했다. 이에따라 양측은 12월내에 「핵협상」을 갖자는 선에서 절충이 이뤄졌다.

남북한이 핵문제에 대해 본격협상키로 합의한 것은 그동안 성명과 촉구차원의 소모전과 비교해 확실한 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편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내부적으로 핵문제에 대해 상당한 교감을 이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핵안전협정 서명과 핵사찰 등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의무이행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긍정적인 자세를 보인것으로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우리측은 이에대해 팀스피리트훈련을 북한의 태도와 연계하는 신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주한미군의 핵무기 철수사실을 완곡하게 전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담참석자들이 핵문제가 잘돼나갈 것이라는 낙관론을 흘리고 있는 것은 남북간에 모종의 교감이 있었다는 추측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번에 남북이 핵협상을 갖기로 함에 따라 북한의 핵개발 문제는 IAEA와의 의무이행 및 남북당사자간의 직접협상으로 이원화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우리측이 동시시범사찰의 기한을 1월말로 못박은 것은 최소한 2월25일의 IAEA이사회 이전에 북한의 재처리시설 문제가 당사자간에 해결돼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볼수 있다.

이와함께 그때까지 북한이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IAEA의 핵사찰 강화방안과 유엔안보리 등을 통한 국제적인 제재를 피할 수 없다는 경고의 뜻도 담고 있다.

한반도 핵문제의 관건은 오는 20일께 예상되는 판문점 핵협상에서 우리측의 「비핵공동선언」과 북한측의 「비핵지대화」안을 어느선에서 절충하느냐에 달려있다.

회담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양측의 제안중에서 가장 쟁점인 핵우산보호에 대해 북한은 이번 회담중에 거의 거론하지 않았다』고 밝혀 진전이 있을것임을 시사했다.

이같은 견해에는 또 북한이 미일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결국 수교의 대전제로 돼있는 핵재처리 시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뒷받침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세계적 화해기류와 남북합의서의 채택으로 북한의 「핵카드」는 점차 효용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며 한반도 핵문제의 해결시한은 불과 2개월여를 남겨두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반도 핵문제가 해결돼 나간다면 그 순서는 ▲우리측의 핵부재 공식선언 ▲북한의 핵안전협정서명 및 사찰수락 ▲남북한 동시시범사찰 ▲남북한 비핵공동선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마지막 단계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극적으로 타결되지 않을까 전망된다.<한기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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