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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일 하셨습니다” 서로 치하/남북 「민족대장전」 서명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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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일 하셨습니다” 서로 치하/남북 「민족대장전」 서명하던 날

입력
1991.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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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격적인 서명”/연 총리/“궁합맞아 숙원성취”/정 총리▷서명식◁

정원식총리와 연형묵 정무원 총리는 13일 상오10시17분 정 총리가 『서명절차에 들어가지요」라고 말하면서 역사적 합의서 서명을 시작.

서명은 보도진들과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 총리가 헤드 테이블에 마주 앉은채 합의서에 서명하고 교환하는 형식으로 4분여동안 진행.

서명에 앞서 정 총리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니 2부를 사인해 하나씩 교환하자』고 제의했고 연 총리는 이를 흔쾌히 수용.

각각 국문으로 합의서에 서명을 하면서 연 총리가 『진짜 역사적인 사인입니다』고 감회를 털어놓자 정 총리는 『서로 궁합이 잘맞아 역사적 일이 이뤄지게 됐다』고 화답.

서명을 마친 양 총리는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속에 합의서를 교환하고 한동안 악수한 손을 놓지 않은채 『어려운 일을 했습니다』라며 그간의 노고를 서로 치하.

양측 대표들도 상기된 표정으로 참석자들과 함께 기립박수를 친뒤 다시한번 악수를 하고 덕담을 교환하며 역사적 순간을 축하.

이어 양 총리는 다시한번 포즈를 취해달라는 사진기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환하게 웃으며 합의서 교환장면을 재연.

▷본회의◁

상오9시 열린 본회의는 우리측 송한호대표,북한측 백남준 대표로부터 전날 실무접촉에서 합의된 합의서 초안내용을 보고받는 것으로 역사적인 「민족대장전」의 공식화에 첫발.

양측 대표의 합의문 낭독이 끝난뒤 정 총리는 북한측에 『어떻습니까』라고 물었고 연 총리가 『이의 없습니다. 좋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정 총리는 『그러면 합의서는 채택되었습니다』라고 합의를 공식성언.

이어 양측은 6차 평양회담 일정에 관해 협의를 시작했으나 상호입장이 엇갈려 45분간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벌이는 등 마지막 진통.

이날 우리측은 내년 1월28일을 제의한데 반해 북측은 2월21일을 제시해 양측은 실랑이 끝에 북측 주장에 가까운 2월18일로 결정.

우리측은 『민족의 염원을 담은 합의문을 가능한한 빨리 발표시키자』면서 ▲회담에 앞서 1월중 판문점에서 합의서만 우선 교환하거나 ▲2월5일 회담을 개최하자는 방안을 잇따라 수정안으로 제시했으나 북측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 무산.

북한측 연 총리는 『연초에 외국관계일이 2건이 잡혀 있는 등 시간여유가 없다』며 『2월중순 이전에는 회담개최가 어려우니 초청하는쪽 사정을 이해해 달라』고 요청.

이 가운데 북측 안병수대변인은 『우리는 가능한한 「2월명절」이 끝나는 중순이후에나 회담을 해야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해 내년에 50회를 맞는 김정일 생일(2월16일) 행사가 회담일정 결정의 중요 변수임을 시사하기도.

▷청와대 예방◁

이날 상오 양측 대표단을 면담한 노태우대통령은 11시20분경 접견실로 들어와 먼저 연 총리에게 『반갑습니다. 1년3개월만이지요』라며 인사와 함께 악수를 건넨데 이어 정 총리 및 최봉춘 북측 책임연락관과도 악수,

노 대통령은 『작년 9월 오실때는 구관이었지요. 신본관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집성화해 지었습니다』라고 청와대의 신본관 완공 내용을 설명한뒤 『날씨가 추워서 고생이 되지 않았습니까』라며 안부.

노 대통령과 연 총리는 인사를 끝내자 취재진들을 물리친채 20분간 단독요담을 했고 나머지 대표단 일행은 이때 접견실 옆방 집현실에서 담소를 나누며 대기.

노 대통령은 연 총리와의 요담을 끝낸뒤 집현실에서 북측대표단과 악수를 나누고 역사적 합의를 이끌어낸 노고를 치하.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새로 지은 건물에 북쪽에서 오신 귀한 손님을 맞이하게돼 매우 기쁘다』며 『역사적인 일을 하신 여러분께 국민전체를 대표해 노고를 치하한다』고 인사.

▷양측 고별회견◁

우리측 이동복대변인은 하오1시50분께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회담의 의미와 향후 대책 등을 설명.

이에비해 안병수 북측 대변인은 이 대변인의 회견에 이어 출발 성명으로 회견을 대신.

먼저 이 대변인은 『핵부분과 합의서의 실천성 확보에 있어 우리측이 너무 많은 양보를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핵문제는 북측이 우리의 새로운 제안에 아직 대응할 준비가 돼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대표접촉을 통해 이의 해결을 모색키로 한것』이라고 답변.

이어 안 북측 대변인은 출발성명에서 『합의서 채택은 북과 남에 보람있는 일이며 온겨레에 반갑고 기쁜 일』이라고 의미 부여. 그는 그러나 핵문제에 대해 『30여년동안 서로 화답함이 없었던 문제』라고 표현,한반도 핵문제 발생의 근원을 우리에게 돌리려는 종전주장을 고수.

▷판문점 통과◁

연 총리 등 북한 대표단은 이날 당초 예정보다 약 5시간 늦은 하오4시5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귀환.

떠날 시간이 되자 연 총리는 『갈라 가자니 섭섭하구만』이라며 자리를 일어서자 남측 대표들은 동시에 『도로 서울로 가시죠』라고 했고 이에 북측 백 대표는 『잡으려면 서울서 남으라고 해야지…』라고 응답.<신효섭·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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